“저와 마주쳤던 수십만 한국인들께 한미동맹과 우리의 우정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음주 이임하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3일 서울 정동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한국에서의 생활은 저희 가족 모두에게 매우 보람된 경험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 도중 여러 차례 눈시울을 붉히며 한국을 떠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에서의 임기 중 두 자녀가 한국에서 태어남으로써 저희 가족의 역사는 한국과 깊은 연관을 갖게 됐다”며 부인 로빈 여사와 함께 아들 세준이와 딸 세희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 1월 태어난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이름을, 지난해 11월 태어난 딸에게는 ‘세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리퍼트 대사는 이 이름을 고르기 위해 ‘사주 전문가’에게 의뢰했다고 밝혀 화제를 낳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리퍼트 대사는 임기 내내 한국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며 역대 대사들 가운데 가장 친숙한 존재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습 사태로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토대로 활발한 공공외교를 펼쳐 스스로의 표현처럼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의 친근한 모습으로 한국인들에게 다가갔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라면서 “양국 간 대북정책은 완전히 일치했으며 한미일 3자 협력도 강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제재 핵심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대화의 틀에서 박차고 나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기 때문에 (미국은) 제재 쪽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며 “핵과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북한이 거부했기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말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속담을 언급하면서 “정말 저희들을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한국의 밝은 미래를 목도하고 참여하기 위해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면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말인 “같이 갑시다(go together)”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