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간 임대는 물론 인큐베이팅 서비스까지 제공해 한국형 민간 창업지원 모델을 시장에 정착시키도록 할 계획입니다.”
목영두 르호봇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회사는 공간 임대나 인큐베이팅 서비스 한 쪽에 편중돼 있는 데 르호봇은 공간 제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인큐베이팅으로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며 “스타트업 성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민간 창업지원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998년 설립된 르호봇은 국내 최대 비즈니스 인큐베이팅 기업이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소규모 사무실 공간, 즉 비즈니스센터를 임대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 42개의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 기업만 4,000여개에 달한다.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를 벗어나 민간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활동하길 원하는 스타트업들을 끌어모으며 성장했고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9년 이후 8년 연속으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1인 창조기업 특화 비즈니스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르호봇은 공간 비즈니스에 안주하지 않았다. 목 대표는 “공간 임대 사업은 앞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고 르호봇 공간을 이용하는 스타트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10여 년 이상 공간 비즈니스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창업자들에 큰 도움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르호봇의 인큐베이팅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트업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전담 성장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비즈니스 모델링에 대해 조언한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특허출원은 물론 법무·세무·회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 투자자들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르호봇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입주 업체에 대해서는 직접 지분 투자도 실시한다. 그는 “2015년 말 첫 투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6개 업체에 각각 10% 내외 수준으로 지분을 투자했다”며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할 때 아이템 못지 않게 창업자의 역량과 열정, 태도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르호봇은 수익 모델도 확대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O2O) 멤버십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르호봇 공간 이용 기업 뿐만 아니라 예비 창업자들이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하면 서로 온라인 상에서 창업이나 시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살롱 드 르호봇’ 등 르호봇이 주최하는 기업 간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르호봇은 O2O 멤버십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보통신(IT)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퇴직자 층을 대상으로 1~2인실 위주의 소형 사무실 공간을 임대해 주는 원투피스(Onetwoffice) 사업도 본격 진행한다.
르호봇은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 이어 오는 18일 중국 옌청에 비즈니스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목 대표는 “중국이나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국내 스타트업에 사무공간 뿐만 아니라 사업지원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