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방송되기 전 웹드라마 형식으로 공개된 ‘마음의 소리’를 향한 네티즌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에서는 재생수 3,000만 뷰를 훌쩍 넘어서며 한국 역대 웹드라마 전체 조회 수 1위, 전체 구독자 수 1위에 등극했다. 중국에서도 공개 한 달 반 만에 1억 뷰를 돌파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알려진 바로는 ‘마음의 소리’가 오는 2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방송되고, 종영에 아쉬워하는 팬들의 시즌2 방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후문.
그리고 화제의 작품 ‘마음의 소리’ 중심에는 가장 시트콤적인 캐릭터 조준(김대명)이 있었다. 파란색 상하의 속옷 바람으로 집안을 누비며 동생 조석(이광수)과 티격태격 하는 철없는 형이지만 클럽에서는 작업 성공률이 좋은 카사노바이기도 하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캐릭터였지만 사실 많은 작품을 거쳐온 배우 김대명에게도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이자 시트콤 이라는 장르는 첫 도전이었다.
‘마음의 소리’는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 6시에 공개 됐다. 김대명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등굣길과 출근길에 이 영상을 보시는 15분 동안 만큼은 마음껏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해서 기쁘다. 많은 분들이 의도를 알아주신 것 같다.”
하지만 연기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었다. 정극과는 다른 시트콤 연기에 대해 “시트콤 연기는 많은 책임감과 준비를 필요로 했다. 제가 슬프거나 아프면 남을 재미있게 하는 연기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감정컨트롤이 필요했다”며 “촬영하는 시간 동안은 행복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김대명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김대명은 “요즘은 항상 행복하다. 아직까지 큰 일은 없어서 행복하다. 항상 대부분 작품을 보고 있는데, 그런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기 외엔 어디에서 행복을 찾는지 질문하자 “좋은 영화를 보는 것과 여행 다니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10년 뒤 제가 더 큰 배우가 되어있다면 이런 모든 시간들이 쌓여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덤덤히 말하며 “남들이 보기엔 불쌍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혼자 살면서 TV를 많이 본다는 김대명은 여행 예능을 좋아한다고 한다. ‘1박 2일’이나 ‘꽃할배’ 등이 나올 것 같았지만 김대명의 대답은 의외였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요. 어? 이런거 예능 아닌가요? 어딘가 떠나고 싶은데 촬영이 있어서 못 다니니까 걸어서 세계 속 어디라도 가보고 싶다”고 다소 엉뚱하기도 한 모습이 드라마 속 조준을 생각 나게 했다.
조준과 같거나 다른 점을 묻자 “나 역시 조준처럼 엉뚱한 면이 있다. 조준은 바보거나 우리와 동떨어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방송을 통해서 과장된 캐릭터긴 하지만, 가족 구성원 안에 철 없는 캐릭터 중 하나다. ‘마음의 소리’ 원작은 판타지 같지만 나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사람들은 미생을 보고 판타지라고 하시더라. ‘저런 동료와 상사가 어디에 있느냐’고 말이다. 저는 ‘마음의 소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저런 단란한 가족이 있을까?’도 싶었지만 그런 것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TV 보다가 갑자기 옆집이랑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행복하다고 느껴지더라”고 밝혔다.
지난해 ‘마음의 소리’ 기자간담회에서는 시청률 10%가 넘으면 출연진들이 모두 함께 ‘전국 노래 자랑’에 참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큰 화제 속에서도 아쉽게 10%의 벽을 넘기지는 못했지만 김대명은 “공약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었으면 됐다. ‘우리가 꼭 그 시청률을 돌파해서 그걸 하겠다’라기 보다는 공약을 듣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상상하면서 한번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음의 소리’는 김세정, 정준영, 차오루, 김종국, 신동엽 등 굉장히 많은 수의 카메오가 출연한 가운데 이대명은 카메오 중 ‘대륙의 화재’에 출연한 배우 서현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서현철 선배님이 공연할 때부터 팬이었다. 이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호흡도 잘 맞았다. 코미디 라인을 가지고 같이 가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것들이 살아났다면 선배님 덕분 아닐까 싶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마음의 소리’에 초대하고 싶었던 카메오로는 ‘미생’을 함께 촬영했던 임시완을 꼽기도 했다. “시완이가 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하면서 연락을 줬다. 그래서 ‘시즌2 하면 나올래?’라고 물어보니 나오겠다고 흔쾌히 답하더라”고 전해 ‘마음의 소리’ 시즌2를 기대하게 했다.
계속해서 시즌2에 대해 언급이 되자 “아직 내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사실 방송은 5회 밖에 나오지 않은 건데도 시청자들이 ‘너네가 더 보고 싶다’고 해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시즌 2로 이어진다면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출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마음의 소리’의 선장이었던 하병훈 PD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다. 감독님이 좋은 분이셔서 결과도 좋은 거리고 생각한다. 편집도 본인이 하시고 자막 구상이나 인터넷 사이트 홍보 영상도 다 혼자 만드셨다. 저와 의사소통을 많이 해주셨고, 함께 그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즐거웠다. 좋은 사람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해 훈훈한 촬영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마지막으로 김대명은 “사람들이 날 봤을 때 배우라기 보다는 편한 누군가로 봐줬으면 좋겠다. 보면서 웃을 수 있고 저 사람이 나왔으니까 보자 싶은 그런 배우. 벽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바람에 있어서 ‘조준’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맡았던 역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대중이 행복해 했으면 됐다’고 하는 천생 배우 김대명, ‘나이가 들수록 배워나가는 감정으로 인해 배우로서 무기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도 무척 행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