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사드 '우클릭' 발언...여야서 맹공세 받은 문재인

"표 노린 말 바꾸기" 비판 쏟아져

"文, 보수 끌어안기 행보" 분석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드 배치 사안에 대해 말을 바꿨다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드 배치 사안에 대해 말을 바꿨다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기존 입장에서 ‘우클릭’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여야가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여권은 물론 야권 대선주자들도 ‘말 바꾸기’라며 문 전 대표를 향한 비난을 이어갔다.


발단은 지난주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였다. 문 전 대표는 “한미 간 이미 합의한 사드 배치를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철회를 주장한 것에 비해 후퇴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문 전 대표 측은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다”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표 역시 16일 “저는 (줄곧) 다음 정부에 맡기라고 요구해 왔다.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한미간 합의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거기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며 “사드 배치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고, 재정부담이 있으니 국회비준도 필요하다. 외교적 설득과정까지 다음 정부가 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해석은 달랐다. 문 전 대표가 안보 분야에서 중도나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후 안보 이슈 부각을 통해 보수층 결집에 나서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문 전 대표가 안보 쪽에서 우클릭을 통해 표 확산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밑바탕에는 진보층 지지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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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민주당 내 대선주자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드 관련 입장이 왜 바뀌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미국 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지도자가 어찌 국익을 지킬 수 있을까요. 정치적 표를 계산하며 말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문 전 대표와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평가를 받는 이 시장과 박 시장이 ‘문재인 때리기’를 통해 자신들만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이 “말을 바꿨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야당의 약점이자 보수층 지지자를 모을 수 있는 안보 이슈를 자극하며 대선주자 1위를 끌어내리기 위한 시도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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