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야, 기분이 우울할 때 좋은 음악을 들려줘”
17일 KT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행사 시연자 이 같이 말하자 장내에 경쾌한 음악이 들려온다. 사람 말을 알아 듣는 인공지능(AI)이 마치 비서처럼 분위기를 파악해 최적의 선곡을 한 것이다. KT가 이날 선보인 음성인식형 AI기기 ‘기가 지니’다.
기가 지니는 국내 최초로 TV에 직접 연결해서 쓰는 AI기기다. 자연어를 이해해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가 내장된 TV용 셋톱박스다. 카메라와 스피커도 기기에 함께 탑재돼 있고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도 연동돼 똑똑한 집사를 두는 셈이다. 사용자는 TV 화면에 표시된 정보 등을 보면서 AI와 대화를 나누듯 지시하면 된다. 심지어는 TV를 보다가 외출시 목적시 교통편과 도착시간을 문의하면 자세한 정보를 AI가 안내해준다. 가격은 29만9,000원인데 KT의 올레TV 서비스에 3년 약정 가입시 월 6,600원을 내면된다. KT는 앞으로 기가지니를 활용해 에너지, 자동차,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기로 했다.
음성인식 AI를 탑재한 기기와 서비스가 속속 시장에 등장하는 가운데,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기업, 이동통신사 간의 차별화 경쟁이 불 붙고 있다. 특히 유·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했지만 전용 단말기가 없는 이통사들은 각자 강점을 보이는 분야를 지렛대 삼아 ‘AI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KT가 TV 셋톱박스를 AI의 기반으로 삼은 것도 이 회사의 IPTV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날 KT 기자간담회에서 임헌문 KT 매스총괄 사장은 “매년 12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KT IPTV의 강점을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국내 이통사로는 처음으로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누구를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실제 출시 이후 3차례 업데이트를 하며 뉴스나 날씨 같은 생활정보 제공뿐 아니라 내비게이션(T맵), 미디어(Btv) 등 기능을 추가해왔다. 올해는 IBM의 ‘왓슨’과 연동돼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스마트홈 강자인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월 집안의 IoT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피커 ‘U+ 우퍼’를 내놨으며, 올 하반기 또 다른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통사의 이 같은 행보는 ‘2020년이면 250억대의 기기가 연결된다’(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추정)는 IoT 폭발 시대를 맞아 다른 분야로부터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함이다. 특히 4세대(4G·LTE)보다 100배나 빠른 5G 통신을 비롯해 점차 고차원이 돼가는 주파수 집성 기술 등은 AI의 연결성을 극대할 수 있다.
◇KT의 AI기기 ‘기가 지니’ 개요
주요 사항 | 음성인식 인공지능 SW 탑재 IPTV용 셋톱박스 기능 하만카돈 우퍼 등 20W 스피커 600만 화소 카메라 영상통화, 사물인터넷 연동 |
가격 | 29만9,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