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담집에서 ‘일본이 머리를 조아려야(bow and scrape)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20일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담집 ‘일본 사과’ 관련 논란에 대해 이같이 해명했다.
앞서 지난 2013년 미국 저널리스트 출신 톰 플레이트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 교수가 당시 반 총장과의 인터뷰를 엮은 대담집 ‘반기문과의 대화(Conversaion with Ban Ki-Moon):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유엔’은 같은 해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국내에서 출간됐다.
대담집에 따르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전쟁 성 노예에 대한 기억은 국내 정치에서 아주 첨예한 문제”라면서 “반기문은 일본에 사과 문제를 거론하는 걸 겁내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한국 정치인들과 달리 반기문은 일본이 이웃 국가들과 유익한 관계를 맺기 위해 이틀에 한 번 꼴로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적혀있다.
이어 대담집에서 반 전 총장은 “과거사를 놓고 너무 많은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과거를 정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내다보는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이 더 이상 사과 카드를 남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일본과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합의 축하 발언 관련해 많은 오해가 있다”며 “위안부 피해자의 한을 풀어야 완벽한 합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위안부 문제는 그분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돼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도 (한일 위안부 합의는) 기틀은 잡혀간 것이라고 한 것이지 완전히 끝났다고 말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더 이상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