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단독] 애플 코리아, 가로수길 건물 주인에 600억 대출 왜?

‘애플스토어 1호’ 지을 건물부지 근저당권 설정

“임차보증금 너무 쌌다” … 20년 임대료 선납한 듯

국내 첫 애플 스토어 1호가 들어설 신사동 부지./정순구기자.국내 첫 애플 스토어 1호가 들어설 신사동 부지./정순구기자.




애플이 국내 최초로 ‘애플스토어’가 들어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의 20년 임대료로 6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선납한 것으로 추정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한국법인 ‘애플코리아유한회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4-14·18·19 외 인근 2개 건물에 6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이 부지는 국내 첫 애플 스토어 1호가 들어서는 곳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경제신문이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8월 534-14·18·19번지 일대에 19억3,900만원, 12월7일 284억9,6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됐다. 그 외 건물 2곳에도 12월 같은 날 284억9,600만원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체결했다. 근저당권 설정액을 모두 합치면 총 589억3,1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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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 인근 G공인 대표는 “애플같이 큰 회사에서 이렇게 큰 금액을 한 번에 빌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라며 “더군다나 애플이 돈을 빌려준 대상이 20년 임차계약을 한 건물의 소유주라는 것은 더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코리아유한회사는 지난해 2월 신사동 가로수길 내 한 부지를 2016년 3월1일부터 2036년 2월29일까지 20년간 장기 임대한 바 있다. 당시 임차 보증금은 16억1,600만원 정도로 건물 규모와 임차 기간에 비해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래 지하 2층~지상 5층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었던 부지였지만 지난해 10월 애플코리아가 강남구청에 설계 변경을 신청해 필지 3곳을 합쳐 지하 2층~지상 2층의 건물 1동으로 지어지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위와 같은 근저당권 설정에 대해 애플이 총 20년의 임대료를 선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플이 임차한 부지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도 중심 도로에 위치해 있다. 건축 면적은 506㎡로 건물 가치가 최소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근저당권은 채무액의 120%를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위 사례는 임대료로 채무액의 100%만 근저당 설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건물의 시세가 오를 것까지 감안하면 최종적인 연간 임대료는 약 5% 내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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