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메트로 "시민들 '기다리라'는 말 트라우마, 매뉴얼 개선 검토하겠다"

도쿄·런던 등 해외 지하철에서도

고장상황 기관사가 인지할 때까지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안내

매뉴얼대로 했다

노후 전동차 620량 교체하겠다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옛 신천역) 전동차 화재 사고 당시 차내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온 것과 관련해 서울메트로는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23일 해명했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지하철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 원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을 해야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더 큰 사고로 발전하지 않도록 비상콕크 등을 만지지 말고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비상대응 조치 매뉴얼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지하철 전동차는 객차가 불연재로 만들어져 연소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도쿄메트로, 런던지하철 튜브(Tube)등 해외 지하철에서도 고장 상황을 기관사가 인지할 때까지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고 당시 잠실새내역에서는 오전 6시 29분 차장이 “차량 고장으로 비상정차해 조치 중에 있으니 콕크 및 출입문을 열지 말고 안전한 차내에서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세 차례 방송했다. 이후 오전 6시 31분 차량 하부에서 불꽃(아크)을 동반한 연기를 확인한 뒤 “열차에 화재가 발생하였으니 즉시 출입문을 열고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승객 대피 안내방송을 했다. 그리고 터널 내에 정차된 10번째 칸 승객들을 안내해 9번째와 8번째 칸으로 이동시켜 비상콕크를 개방하고 대피를 유도했다.

관련기사



이 과정에서 차장의 대피방송 전에 전동차 안에서 불꽃과 연기를 직접 목격해 불안감을 느꼈던 일부 시민들은 자력으로 직접 출입문을 열고 하차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매뉴얼대로 움직였지만, (일련의 사고 등으로) ‘기다리라’는 말에 대한 시민 불신과 불안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 같은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도록 안내방송 등의 매뉴얼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께 시민 대피 요령 등을 전동차 안 등 시민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부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 전동차가 1990년대 생산한 28년 된 노후 전동차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동차 노후화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2·3호선 노후 전동차 620량에 대해 총 8,370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 작업을 벌일 예정”이라며 “2호선의 경우 내년까지 200량, 2020년까지 224량, 2022년까지 46량을 각각 교체하고 3호선은 2022년까지 150량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관련법에는 전동차 기대수명을 25년으로 규정, 그 이전에 5년 주기로 수명 평가를 진행한다.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계속 쓸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기대수명에 다다르기 이전 폐기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2·3호선 교체를 마친 뒤 4호선 전동차도 교체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정밀 진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전 6시 2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역(옛 신천역)으로 진입하던 열차 밑에서 불이 나 시민이 대피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지난 22일 오전 6시 2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역(옛 신천역)으로 진입하던 열차 밑에서 불이 나 시민이 대피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