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의 메이저리그 격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은 27일(한국시간) 35개 대회를 치르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날부터 나흘간 바하마 파라다이스아일랜드의 오션클럽GC(파73·6,625야드)에서 열리는 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이 개막전이다. 한국은 지난해 김효주(22)의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9승을 합작했다.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지만 2015년의 15승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한 성적이었다. 한국은 2015년 박인비(29)의 5승, 김세영(24)의 3승 등으로 한국인 최다승을 합작했다.
한국여자골프는 지난해 박인비의 손가락 부상 탓에 LPGA 투어 승수는 줄었지만 박인비가 이뤄낸 투혼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 덕에 재조명받았다.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는 첫해인 올해는 2015년의 15승을 넘어 최다승 신기록을 두드릴 차례다. ‘골프여제’ 박인비의 부상 회복과 국내 무대를 평정한 ‘장타여왕’ 박성현(24)의 가세는 신기록 기대의 든든한 근거다.
일단 개막전에서는 박인비·박성현 대신 김효주·김세영이 선봉에 선다. 양희영·유선영·이일희·곽민서와 국내 투어 중견에서 LPGA 신인으로 새 출발하는 이정은이 뒤를 받친다.
김효주는 2014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자격으로 이듬해 LPGA 투어에 공식 진출한 후 매년 1승씩을 쌓았다. 그러나 아마추어 때부터 프로 무대를 주물렀던 ‘국보소녀’ 시절을 떠올리면 부족한 승수다. 지난달 국내 투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한 해를 마감한 김효주는 태국에서 새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자신감 있는 코스”라며 바하마 클래식 2연패에 의욕을 보였다.
김세영도 바하마를 좋아한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3승을 쌓아 신인왕을 차지했고 지난해도 이 대회 공동 2위에 올랐다. 2승을 거뒀지만 리우 올림픽 메달 실패로 지난 시즌 실망이 컸다는 김세영은 “이제는 압박 대신 여유로움 속에서 골프를 대하겠다”면서도 “그래도 시즌 4승 이상은 해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지난해 드라이버 샷 평균 270야드로 한국선수 중 최장타를 자랑했다. LPGA 투어 신인 박성현과의 장타 대결이 볼 만하게 됐다. 박성현과 박인비는 세 번째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2월23~26일)로 시즌을 출발한다. 리디아 고(세계랭킹 1위·뉴질랜드)와 전인지(3위·23)도 아직 훈련 중이다.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금왕·다승왕을 휩쓴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렉시 톰프슨(5위·미국), 브룩 헨더슨(8위·캐나다) 등도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