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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국내 관광범위 넓혀 산업 성장 유도해야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산술적으로는 우리 국민이 국내 관광에 소비한 비용과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사용한 비용을 합하면 된다. 우선 외국인 관광객이 소비한 금액, 즉 관광수입은 지난 2015년 기준 150억9,170만달러다. 환율을 1달러에 1,000원이라고 하면 약 15조원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외화 유입을 집계한 것이다.

문제는 우리 국민의 국내 관광시장 규모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관광시장 규모는 총 25조4,000억원이다. 표본 6,534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후 이들의 평균 지출금액을 전체 국민에게 대비한 수치다. 국내 관광시장이 생각보다 작다.

‘국내 관광’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 시장 규모는 달라진다. 문체부의 현행 기준에 따르면 국내 관광(여행)은 ‘현 거주지(일상생활권)를 벗어나 다른 지역을 다녀온 관광’이다. 현 거주지는 시군구 단위를 말한다. 즉 서울 등 광역시의 경우 거주하는 구를 벗어나 다른 구에 다녀오면 관광이다. 그런데 쇼핑이나 취미생활로 이동하는 것은 제외한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와 우리 국민의 국내 관광을 합치면 전체 관광산업은 40조원가량이 된다. 이 정도 규모로 관광 부문을 하나의 ‘산업’이라 칭할 수 있을까. 2015년 우리 국민이 해외 관광에서 쓴 관광지출은 215억2,800만달러(약 22조원)나 됐다. 일부 국민이 해외 관광에서 쓴 비용이 1년 내 전체 국민이 국내 관광을 한 것과 비슷하다면 뭔가 통계에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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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우리는 그동안 국내 관광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게 해석돼오지 않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관광활동을 하면서도 이를 ‘관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광에 대한 부족한 인식은 관광산업에 대한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을 ‘먹고 노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낭비적인 것으로 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의 정의가 다시 필요하다. 현재 관광통계는 같은 대상이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소비하느냐에 따라 집계가 달라진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으나 일례로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면 이는 관광수입으로 집계되지만 정작 우리가 그 백화점에서 돈을 써도 국내 관광에 잡히지 않는다. 현재 관광산업은 자동차산업처럼 구매 ‘대상’이 아니라 관광활동이라는 ‘행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관광을 산업이라 하는 데 일부에서 거부감을 갖기도 하는 이유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관광산업은 너무도 왜소하다. 관광과 마찬가지로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꼽히는 ‘문화콘텐츠’의 지난해 매출은 105조원으로 집계됐다. 40조원가량의 관광산업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올해 국내 관광시장 매출 목표도 소박한(?) 28조원 정도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문체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최근 ‘관광진흥 중장기 계획’ 수립 과정에서 관광의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관광의 범위가 너무 좁게 규정돼 산업으로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광의 범위를 좁은 의미의 관광에 여가와 문화 등을 모두 더해 (노동을 하지 않는) 자유시간에 일어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이다. /chsm@sedaily.com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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