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반등을 등에 업고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대폭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2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80)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조사는 지난 15∼22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2,846개 업체(제조업 1,751개, 비제조업 1,095개)가 응답했다.
제조업의 업황 BSI를 끌어올린 것은 수출 반등이었다. 그동안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3월 68에서 4월 71로 오른 뒤 1년 내내 71~72 사이를 오르내리는 답보 상태를 보여왔다. 지난해 연말 수출 반등의 영향으로 1월부터 체감경기 개선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로 반등에 성공해 12월에도 증가율이 6.4%를 기록했다. 1월에는 20일 기준으로 25% 증가했다.
기업별로 보면 대기업이 82로 2포인트, 중소기업은 66으로 4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은 4포인트 오른 80으로 집계됐고 내수기업은 72로 11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호황을 맞은 전자 기기, 공급과잉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철강업, 화학업종 등에서 체감경기가 크게 나아졌다. 기타 기계·장비 업종 BSI는 78로 전월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의료물질·의약품 업종 BSI도 104로 11월 보다 12포인트, 1차 금속제품 업종 BSI는 전월 77에서 86으로 9포인트 각각 개선됐다. 전자·영상·통신장비 등 업종의 BSI는 8포인트 개선된 82를 기록했다.
2월 경기 전망도 크게 나아졌다. 제조업의 2월 전망 BSI는 76로 1월에 조사한 2월 전망치(71)보다 5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나아지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체감경기도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의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상황(22.4%), 수출 부진(10.7%), 경쟁 심화(8.4%), 환율(6.8%)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는 전월 11.3%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1월 업황BSI는 74로 전월과 같았다.다만 전망지수는 73으로 전월 전망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3.7로 한 달 전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