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5일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트럼프가 당선되자 초기에는 놀랐지만, 지금은 미국 새 행정부와 일종의 타협을 열어줄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나 김정은의 신년사를 가리키면서 “그는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의 신년사가 거의 노골적인 공갈·협박 수준이었다고도 했다.
김정은은 올해 1월1일 신년사에서 미국이 현재의 대북 정책을 고수한다면 군사력 증강을 위해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선제타격 능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언급했다.
태 전 공사는 트럼프가 대선 기간에는 김정은과 만나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지만, 트럼프에게 그런 생각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트럼프와의 회동이 자칫 김정은에게 정권의 정통성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태 전 공사는 “심지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도 김정은을 만나려 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핵무기가 자신의 통치를 유일하게 보장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위협을 받으면 핵단추를 누르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이 권력을 잃고 마지막날에 봉착하면 로스엔젤레스를 공격하려 들지 모른다. 죽음을 앞두고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이 민중봉기에 의해 무너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으며,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북한 인민들이 북한의 봄(Korean Spring)을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그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