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초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약 실현 드라이브에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 고지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걷히며 미국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를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5.80포인트 오른 2만68.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1999년 1만을 돌파한 이래 약 18년 만에 2만 고지를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임박해 잠시 주춤하던 랠리에 다시 불을 붙이고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20일부터 6일간 이어진 10개의 행정명령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날 키스톤 XL 송유관, 다코타 대형 송유관 등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해온 2대 송유관 사업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와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의지가 재확인된 게 결정적이었다.
밥 돌 너빈자산운용 수석포트폴리오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주가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이 경제여건을 개선하고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트럼프 랠리’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우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 미 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달러 강세도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블랙록 글로벌 앨로케이션 펀드의 루스 쾨스터리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보호주의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며 “보호주의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주가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며 올해 총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