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은행 지점 한 곳의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칭 형태의 부동산 사모펀드가 등장했다. 일반적인 부동산 펀드보다 1~1.5% 이상 높은 7% 초반의 수익률을 3년 동안 보장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개인고객 대상 매칭형 부동산 사모펀드의 설정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펀드는 부산·광명 소재의 롯데시네마 건물 2곳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두 건물 모두 롯데쇼핑과 20년 동안 임차계약이 돼 있다. 덕분에 펀드 투자자들에게 3년으로 지정된 펀드 만기일까지 7.3%(매매차익 제외)라는 높은 확정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 있었다.
투자자 모집은 지난해 말부터 최소 투자금 3억원이라는 조건으로 지방의 한 지점에서만 진행됐다. 높은 확정수익률이 보장된 상품인지라 한 달이 되지 않아 13명의 투자자만으로 110억원의 펀드 설정 목표액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펀드 설정 완료 후에도 해당 상품에 투자를 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저금리에 7%가 넘는 확정 수익률을 3년 동안 보장해주는 은행 상품이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투자자가 없을 것”이라며 “지방 지점 한 곳에서만 진행된 투자자 모집에 한 달도 안 돼 100억원이 넘는 큰돈을 모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펀드는 블라인드 형태로 모자펀드를 구성해 각각의 부동산을 따로 매각한 후 환매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투자 2년 후부터는 매각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만약 펀드 만기일까지 매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안게 되는 리스크는 최소화된다. 20년의 임차계약이 돼 있는 덕분에 3년 후부터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일반적인 부동산 펀드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매각 후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그 이익이 고스란히 개인 고객들에게 배분되는 점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의 펀드 상품을 구성할 수 있던 것은 펀드 운용 과정의 불필요한 과정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개인 매칭형으로 은행이 투자자 모집에 나서면서 이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한 덕분이다. 자산 운용사 입장에서도 투자자 모집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을 은행이 대신해주기 때문에 이와 같은 펀드 구성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이번에 계약이 완료된 상품은 시중에 있는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확정해 만기시점의 환매 및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에 선 대응하고자 기획한 것”이라며 “고객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다른 지점을 통한 추가 펀드 구성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