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설 연휴 첫날인 27일 서울 사당동 자택 인근 경찰 지구대와 소방서를 찾아 차와 커피를 대접하는 등 ‘서민 행보’에 속도를 높였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오전 10시께 동작소방서를 방문해 소방서 측에서 준비한 소방 방한복을 입고 박찬호 동작소방서장으로부터 현황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최근 여수 수산시장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다녀왔는데 너무나 참혹했다”며 “화마와 사투를 벌이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반 전 총장은 박 소방서장의 안내를 받아 종합상황실을 방문, 119 지령접수대 근무 요원을 격려하고 현장 대응반에서 출동 대기 중인 소방관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에 앞서 반 전 총장은 동작경찰서 남성지구대를 들러 지구대장 주철 경감 등 근무 중인 경찰관 4명과 대화를 나눴다. 유순택 여사는 직접 준비한 커피와 대추차를 종이컵에 따라 대접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새해 덕담을 건넸다.
반 전 총장은 “어느 나라나 법을 어기는 사람은 있는 법”이라며 “그래서 경찰관이 있고 군인이 있는 것”이라며 치안유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소방관 격려 등 서민 행보로 오전 일정을 마친 반 전 총장은 마포 캠프 사무실로 이동, 이른바 대선 전(前)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구상을 가다듬었다.
반 전 총장은 앞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바른정당 오세훈 최고위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도 연쇄 접촉해 빅텐트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또 26일에는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개헌론자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비공개 오찬을 갖고 개헌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한편 반 전 총장 부부는 28일 충북 음성의 선영을 들러 성묘한 후 충북 충주에 사는 모친 신현순 여사께 세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