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제47차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다보스포럼)이 열렸다. 다보스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에 따른 사회적·정치적 불안이 전 세계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국 이후, 이미 도래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급증했고 정부는 최근에야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정책 방향을 밝혔다. 이후 지능정보기술 연구원 설립,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미래준비위원회 구성 및 전략보고서 등을 발표했지만 이미 수차례 거론된 내용을 정리한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7 다보스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의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금융위기 이후의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포퓰리즘, 기후변화, 폭력충돌에 따른 경제적 손실 등을 문제로 꼽았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되는 기상이변, 난민발생, 테러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디지털화로 변형되면서 사이버 공격,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해결책도 다뤘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은 정부가 주체가 돼 선진국의 잘 된 사례를 빠르게 모방하는 ‘패스트 팔로어’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제부터는 다가오는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퍼스트 무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알파고가 이슈화되자 인공지능(AI)을 연구하고 세계 각국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 붐이 일자 부랴부랴 관련 정책을 발표해서는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역대 정부가 집중 육성하겠다는 사업들은 다음 정권에서 대부분 사장(死藏)됐듯 박근혜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창조경제·문화융성 또한 다음 정권에서는 폐기될 것이 분명하다.
모든 정권은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제는 정권의 성공이 아닌 정책의 연속성, 그리고 다음 세대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중장기적 미래 대응 국정 거버넌스를 준비해야 한다. 제4의 물결, 스마트사회 패러다임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보스포럼은 우리에게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촛불민심은 정치권에 대한 무거운 책임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정권의 탄생을 앞둔 대한민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기영합주의적 포퓰리즘이다. 선거를 통해 들어설 새로운 권력은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으로 국민을 받들고 작금의 경제위기를 넘어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이기를 기대해본다.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