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와 양자 및 3자, 다자 차원의 북핵외교가 본격 가동된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접촉면을 넓혀 북핵 공조의 기반을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미국 측과 다양한 레벨에서 연쇄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2월2일로 예정된 매티스 장관의 방한은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 가운데 첫 해외순방으로 첫 방문지가 한국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전화통화에서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친개’라는 별명을 지닌 4성 장군 출신의 매티스 장관은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핵은 심각한 위협”이라며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힌 대북 강경론자다.
외교 소식통은 매티스 장관의 방한에 대해 “그간의 관행을 깨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중동이 아닌 한국과 일본을 먼저 찾는 것”이라면서 “일종의 파격”이라고 평가했다.
매티스 장관은 다음달 2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며 트럼프 행정부 각료의 첫 방한인 만큼 황 권한대행 예방 및 윤병세 외교부 장관 면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의 의회 인준이 지연되고 있어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 장관은 틸러슨 내정자가 공식 취임하면 곧바로 전화통화를 하고 회담 일정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워싱턴DC에서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및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개최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 독일 본과 뮌헨에서 각각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16~17일)와 뮌헨안보회의(17~19일) 등 다자회의도 우리 정부가 북핵 관련 경고와 국제사회의 공조 메시지를 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의 방미가 늦춰진다면 이곳에서 틸러슨 내정자와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초기 연쇄 접촉에서 미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에 포커스를 맞출 경우 한미 동맹이나 북핵 공조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