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장호 씨티증권 대표 “기업은 불안할 때 더 움직여... 올해 ‘삼성·하만’ 수준 빅딜 나올 것”

■CEO&Story

“한국 시장에서도 10조원 규모 M&A 거래 나올 시점”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여야”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 /권욱기자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 /권욱기자


박장호(사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는 올해 국내 대통령선거, 미국 금리 인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등 어려운 경제 환경에도 삼성그룹이 지난해 미국 전장 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기업 인수합병(M&A) 거래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신성장 먹거리가 다 날아가 버린다는 점을 국내 대기업도 잘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기업이 모든 것이 불안한 현재 상황에서 더 열심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삼성과 하만의 ‘빅딜’만큼이나 깜짝 놀랄 만한 거래가 성사된 것”이라며 “이제 국내 시장에서도 10조원 규모의 M&A가 나올 때가 됐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형 M&A 포문은 SK그룹이 열었다. SK는 최근 LG실트론의 경영권 지분 51%를 LG그룹으로부터 6,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경제·산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낸 거래라는 점에서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박 대표는 앞으로 한국 대기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더 활발한 M&A 거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요새는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M&A 거래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기만 해도 해외 유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먼저 공동 투자를 제의해올 정도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경험만 조금 더 쌓으면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대규모 거래가 해외 시장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올해 기업 M&A가 왕성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는 전기·전자와 화학, 소비재 등을 꼽았다. 반면 지난해 KDB대우증권·현대증권 매각 등으로 어느 정도 업계 재편이 이뤄진 금융권은 상대적으로 M&A 거래가 미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대기업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은 살을 붙이고 애매한 분야나 유가증권·부동산 등 불필요한 자산은 내다 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업 집중력을 높이려는 작업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지민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