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경(사진)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가 근무하는 압구정센터는 부동산과 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센터를 찾는 압구정 부자들의 관심사와 실제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이다. 이 때문에 신 PB도 자연스럽게 한투증권의 ‘부동산 전문 가’로 자리를 잡았다.
신 PB는 “자산가들은 금융투자 상품으로 사모 부동산 펀드를 선호하지만 최근에는 공모 부동산 펀드에도 소액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펀드가 사모펀드보다 리스크가 높을 수는 있지만 최저 가입금액이 낮아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다만 자산가들은 아무리 적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꼼꼼한 ‘현장 조사’를 잊지 않는다. 명동의 티마크그랜드호텔(하나티마크그랜드), 서소문동 퍼시픽타워(이지스자산운용·공모 실패) 등을 직접 찾아 입주 현황과 인근 상권 등을 분석할정도다.
부동산 펀드의 인기는 최근 오피스텔·상가에서 호텔로도 번지고 있다. 다만 신 PB는 “선진국에서도 호텔 투자는 공실률이나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 때문에 가장 리스크가 높다고 본다”며 신중한 투자를 조언했다.
부동산 펀드의 인기는 주식형 펀드가 ‘몰락’한 반대급부이기도 하다. 지난해 몇몇 간판급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워낙 부진해 다들 공모펀드, 주식형 펀드는 꺼린다는 얘기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공모가 아닌 사모 헤지펀드를 이용하는 자산가들이 대부분이다.
신 PB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배분, 세제 혜택의 측면에서 주식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보다는 국내 주식을 권한다. “잘 아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원칙 때문이다. 게다가 자산가들은 비과세 혜택을 위해서라도 국내 주식을 포트폴리오에서 빼놓을 수 없다.
해외 투자는 단순히 주식 매각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경기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는 미국 하이일드채권 펀드, 배당·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컴 펀드를 추천했다. 자산가들은 단순히 주식 매각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안전판’을 갖춘 상품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오래된 부촌인 압구정의 특성상 한투증권 압구정센터를 찾는 자산가들은 거래 이력이 최장 30년이 넘어갈 만큼 길다. 신 PB가 언제나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회사 차원의 상품 추천이 없다는 점, 다른 증권사에는 없는 상품을 추천한다는 점, 시장이 무너질 때 적어도 손실은 내지 않을 상품을 권한다는 점 때문에 자산가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