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FORTUNE PASSIONS ¦ 헬스장에서 런웨이까지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애슬레저의 추세가 꺾이지 않고 하이 패션 *(역주: 유행을 선도하는 고급 패션) 으로 진화하고 있다. 편안함과 스타일,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애슬레저’라는 단어를 듣고 아직도 벨루어 트랙수트 (*역주: 상·하의 한 벌로 구성된 운동복) 를 입은 토니 소프라노 Tony Soprano (*역주: 미국 HBO의 TV시리즈 ‘소프라노스’의 주인공) 를 연상한다면, 당신은 구세대임에 틀림없다. 애슬레저는 한동안 예술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고급 요가복에 컬러풀한 스니커즈 신발을 신고 출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애슬레저가 하이 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디다스, 축구화와 농구화로 유명한 언더 아머 Under Armour같은 스포츠 브랜드들이 올해 뉴욕 패션 위크에서 새로운 고급 디자인을 선보였다. 아디다스는 래퍼 카니예 웨스트 Kanye West와 함께 555달러짜리 크림색 스웨터, 카무플라주 (*역주: 얼룩덜룩한 보호색이나 보호무늬가 들어간 밀리터리) 룩 재킷, 배기 운동팬츠를 소개했다. 디자이너 팀 코펜스는 언더 아머의 첫 승마바지, 다운 베스트 (*역주: 솜털로 누빈 가볍고 따뜻한 방한용 조끼), 1,500달러짜리 모직 트렌치 코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푸마와 유명 가수 리한나는 2주 후 파리에서 18세기 프랑스 풍에서 영감을 받은 새 패션을 공개했다. 전통적인 트랙수트 테니스복에 톡톡 튀는 색과 러플 및 리본 등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었다.

운동복 제조업체들은 스포츠 자체보단 편안함을 추구하는 세계에서, 자신들의 브랜드가 경쟁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코펜스는 “실제 운동 경기에 필요한 요소를 감안해 이를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패션에 접목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컬렉션에서 선보인 129달러짜리 면 합성섬유 옥스퍼드 셔츠를 예로 들었다. 이 셔츠는 매일 언제든 입을 수 있고, 방수 기능도 갖추고 있다.

룰루레몬 Lululemon은 초창기에 여성들이 청바지 대신 요가복을 입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에 따라 커피를 사러 가거나 친구들을 만날 때 외에도 일할 때 운동복을 입는 남성과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활동성을 추구하는 ‘액티브웨어’ 의류 매출 규모가 작년보다 12% 증가해 39억 9,0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운동복 매출은 룰루레몬이 2배 이상, 언더 아머가 3배 이상 증가했다. 경쟁업체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푸마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디자이너들과 업계 경영진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언더 아머의 스포츠 의류 담당 수석 부사장 벤 프뤼스 Ben Pruess도 “애슬레저가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 스포츠 의류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언더 아머와 룰루레몬 디자이너들은 패션에 초점을 맞춘 자사 운동복들이 ‘다목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여름 에어컨이 나오는 지하철을 탈 때, 자전거로 출근을 할 때, 땀을 내며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맵시 있게 보이고 싶을 때에도 모두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룰루레몬의 디자이너 파스칼 구에라사게 Pascale Guerac, ague는 “사람들이 어떻게 출퇴근을 하고 기능에 따라 옷을 입는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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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요소가 가미된 제품군은 주력 제품군보다 판매가가 높고 한정 수량으로만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펜스가 디자인한 언더 아머의 플리스 소재 (*역주: 가볍고 따뜻하며 부드러운 폴리에스터 직물) 스웨트 팬츠는 139달러인데 반해, 기존 운동복 라인 중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은 55달러 수준이다. 경쟁 또한 치열하다. H&M과 어번 아웃피터즈 Urban Ourfitters는 저렴한 기본 제품 위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반면 토리버치와 베르사체는 고급 쿠튀르 couture (*역주: 화려하고 엘레강스한 스타일이나 고도의 커팅, 세밀한 손작업을 거쳐야 하는 패션의 총칭)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비욘세 Beyonce나 캐리 언더우드 Carrie Underwood 같은 여러 유명인들도 애슬레저 패션계에 뛰어들고 있다.

언더 아머와 푸마가 최근 론칭한 애슬레저 사업이 큰 매출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향후 이런 시도는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고객들에게 다각도로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고, 디자인의 최첨단 요소를 좀 더 대중적인 스타일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피디 그룹 NPD Group의 스포츠산업 애널리스트 매트 파월 Matt Powell에 따르면, 이런 추세는 고객에게도 당연히 좋은 것이다. 그는 “패션이 가미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모두 지금 검은색 신발만 신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카니예 웨스트의 ‘이지 시즌 4 컬렉션’ 중 아디다스와 합작해 만든 배기 (*역주: 자루처럼 넉넉하고 여유 있는 옷) 운동복. 뉴욕 패션위크에서 처음 선보였다.



▲ 룰루레몬의 랩 스페이스 Lab Space는 여러 벌을 겹쳐 입을 수 있도록 ‘다목적 옷’을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리한나의 ‘펜티 푸마 컬렉션 Fenty Puma collection’은 트랙수트, 복싱 로브, 폴로 셔츠를 큰 ‘오버사이즈’ 형태로 재해석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JOHN K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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