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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영화 '더 킹' 웃음 책임진 배성우 "너무 밉상 캐릭터…이미지 바뀌진 않겠죠"



“밉지 않았어요? 영화 보신 분들이 확 저를 그냥 때려주고 싶다고 그러더라고요.”

영화 ‘더 킹’에서 검사 양동철 역을 맡은 배우 배성우(45·사진)는 너무 밉상 캐릭터인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며 이렇게 엄살을 떨었다. 그의 이런 걱정은 노파심일 뿐, 조인성·정우성의 보려고 ‘더 킹’을 찾았다가 배우 배성우에 홀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영화를 통해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상위 1% 검사들의 민낯을 신랄하게 풍자하면서 해학이 넘치는 마당놀이 한편을 만들고자 했다는데 감독의 의도가 가장 완벽히 구현된 캐릭터는 바로 배성우가 연기한 양동철 검사다.

지방의 한직으로 물러난 동철이 여학생들의 치마 속을 몰래 들여다보는 추행이 CCTV에 찍히고 이것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망신을 당하는데 몰려든 기자들 앞에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 딸 정말 미안해”라며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은 풍자의 결정판이자 강력한 ‘웃음 한방’이라는 평가다. 이 장면은 원래 동철이 기자들을 피해 도망치다가 넘어지는 등의 설정이었지만 그의 제안으로 대폭 수정됐다. “(원래 대본과 달리) 현장에서 “아빠가 미안해”하며 울면 어떨까 싶어서 했는데, 반응이 좋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데 시사회 보고 나서 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겠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깨끗하던 이미지를 잃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첫 개봉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모태솔로’이자 순정파 수학선생님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이기에 여자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동철은 획기전인 변신이기는 하다.



‘더 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권력의 추악한 속성을 드러낸다. 그러나 동철은 그렇게까지 밉지는 않다는 의견도 많다. 그 이유가 ‘배성우가 연기했기 때문’이라는 평이 있다고 전하자 그는 “기본적으로 미움을 받기 쉬운 인물인데 저의 친근한 이미지가 동철이를 그렇게 보이게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철이에게 면죄부를 주지는 않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정치적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다”며 “동철은 최악이라기보다는 차악 정도의 인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 킹’에 등장하는 단 하나의 야한 장면도 배성우가 담당했다. 청순 여배우 차미란의 비디오에 동철이 드닷없이 등장하는 판타지 장면이 바로 그것. 그는 “약간 조심스러운 게 있었다”며 “더러워 보이고, 막 그럴까봐요”라며 쑥스러워하며 이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시나리오로 읽으면서도 이 신이 재밌었다”며 “19금 판타지였는데 영화에서는 아주 경쾌하게 바뀌었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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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16년까지 무려 48편에 출연해 ‘다작 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생긴 배성우. 그는 올해도 ‘사랑하기 때문에’, ‘더 킹’에 이어 ‘꾼’으로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꾼’에서는 현재의 경쟁작인 ‘공조’의 현빈과 호흡을 맞춘다.

사진=송은석기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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