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충전기 한 대로 수십 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전은 2일 ‘전기차 다중 동시 충방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1대의 충전기에 여러 개의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 각 주차공간에서 이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전기차 충전기는 1대당 전기차 1대만 충전이 가능했다. 완속 충전기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약 5시간, 급속은 30분이 걸린다. 이 떄문에 주차 공간이 협소한 우리나라에서 전기차가 확산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고가의 전기차 충전기를 다량으로 구입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개발된 시스템은 방전까지 가능하다. 충전된 배터리에 담긴 전력을 전력망에 다시 전송하는 기술(V2G·Vehicle to Grid)도 적용됐다. 전기차의 전력이 비상시에는 가정이나 산업체로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전이 지난해 12월 개발한 V2G 기술은 국내 스마트그리드 협회 기술 표준으로 제정됐고 국제표준규격(EC15118)에 채택될 경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충방전 시스템을 대전에 있는 전력연구원에 1대 당 18대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를 설치하고 앞으로 6개월간 실증 시험에 나선다. 기술이 검증되면 아파트 단지와 공용주차장, 대형 쇼핑센터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전력시장 수요반응, 건물에너지관리, 신재생에너지 출력관리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된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글로벌 표준 기반의 전기차 충전기용 운영체계(OS)도 개발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충전기에 탑재할 계획이다. OS를 통해 전기차의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차량 위치를 파악해 공유(카쉐어링) 서비스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