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우리에게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자기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입직원들에게 한 말인데 모든 금융회사 임직원들도 귀담아 들을 얘기다.‘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화두에 가려졌지만 여전히 금융회사 CEO들의 신년사에는 숙명의 과제인 ‘고객의 신뢰 확보’가 담겨져 있었다. ‘고객의 신뢰’가 윤리경영의 토대 위에서 쌓여간다는 점에서 금융회사가 윤리경영을 앞장서 실천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선제적인 금융소비자보호가 가능하다.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로 홍역을 치뤘던 웰스파고와 도이치뱅크의 사례도 윤리경영을 소홀히 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전국민 투자의 시대’를 맞아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 제정의지는 확고하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 위법계약 해지권 등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 시행이 가져올 금융회사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해법을 윤리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둘째는 평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평판 리스크란 ‘기업의 평판이 악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 위험’을 뜻하는 말로, 금융회사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평판리스크의 가장 큰 원인은 횡령 등 금융사고다. 한 건의 금융사고가 수십년간 쌓아온 고객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 ‘100-1=0’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평판리스크다. 윤리경영은 엄격한 내부통제시스템의 작동을 가능케 해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와 금융사고는 결국 사람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금융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임직원에게 심어주고 준법 그 이상의 책임을 실천하도록 하는 윤리경영이야말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이다.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토대로 윤리경영이 꽃을 피우고 ‘고객의 신뢰’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윤리경영을 통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고 평판리스크까지 관리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금융회사가 앞장서 실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