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권오준 "외압 없다"...2기 체제 스타트

[핫이슈-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각오 다지는 기업 회장들]

'최순실 사태' 외부입김 배격 계기

비철강부문 경쟁력 강화 나설 듯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포스코에는 전화위복이 된 걸까.

지난 2일 임원 인사를 통해 확고한 친정 체제를 구축한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금 누가 포스코에 외압을 행사하느냐”면서 “외압은 없다”고 단언했다.


‘2기 체제에서는 청탁 등 외압을 철저히 배격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었다.

최순실 사태의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세계 4위(조강 생산 기준) 철강사인 포스코가 그동안 정권 차원의 외압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 과잉 심화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포스코는 정권 실세의 각종 부당 민원·청탁을 뒤치다꺼리하는 데 에너지를 상당히 많이 빼앗겼다.


권 회장이 이미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고위 임원 채용 청탁 건을 놓고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권 회장 스스로가 외압의 대상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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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권 회장이 ‘외압은 없다’고 단언한 것은 그간 정권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 및 경영 개입의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보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지금 현재 외압이 없다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 포스코를 향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권 회장이 2기 체제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포스코를 이끌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구택·정준양 전 회장들처럼 연임에 성공해놓고도 정권이 교체됨과 동시에 물러나는 일이 권 회장 때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권 회장이 2기 체제에 주어진 임기 3년을 다 채운다면 구조조정과 신성장 동력 확보, 비(非)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의 연속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포스코 입장에서는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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