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융개혁 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자 국내 증시에서 은행 등 금융주가 장중 52주 신고가를 쓰며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국 금융산업의 규제완화 기대감이 국내 금융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코스피 금융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4포인트(1.08%) 오른 453.33에 거래를 마쳤다. 은행업(0.10%), 보험업(0.76%), 증권업(4.17%) 모두 강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은행과 관련 금융지주회사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105560)은 0.74%(350원) 오른 4만7,900원에 마감했으며 장중 4만8,65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KB금융은 최근 경영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상승세다. KB금융과 엎치락뒤치락하던 신한지주는 0.54% 오른 4만6,450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1.11%), 우리은행(000030)(0.38%)도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은행주들이 대부분 올랐다. 증권주는 SK증권의 3자 매각 본격화에 이은 중소형 증권사의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에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의결권이 부활된 SK증권 우선주는 상한가인 2,795원을 기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제한한 도드프랭크법의 타당성을 재검토한 후 재정비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재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앞으로 120일 내 개정안을 보고해야 한다.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도드프랭크법을 강력하게 비난해왔던 터라 법안이 상당 부분 후퇴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해 김병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법안 자체가 방대할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 보호 등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어 볼커룰(은행 및 은행계열사의 자기매매(프랍트레이딩) 금지) 등 일부 규정만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주는 도드프랭크법과 관련이 없지만 투자심리 개선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이번주 예정된 국내 은행들의 실적 발표와 맞물려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