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김은란·홍성노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2002~2010년 건강검진 때 대장내시경을 받은 30세 이상 남성 8,916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대장 선종은 용종(폴립) 가운데 지름이 1㎝ 이상으로 크거나 조직검사에서 분화도가 나쁜 것을 말하며 대장암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에 비정상적으로 자란 혹이 장의 안쪽으로 돌출된 것을 말한다.
연구결과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 선종 발생 위험이 1.3배, 특히 대장암으로 진전되는 진행성 선종 발생 위험은 1.9배 높았다. 나이, 비만·운동 여부, 흡연·음주력, 가족력 등 대장 용종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은 통계적으로 제거한 수치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분비를 촉진하는 위액 호르몬(가스트린)이 대장 점막을 자극하거나 대장 내 세균군에 악영향을 끼쳐 만성 염증에 시달리게 해 용종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궤양·위암 등의 원인균으로 우리나라 중년층 이상의 60%가량이감염돼 있다.
김태준 교수는 “헬리코박터균과 대장 용종과의 관련성을 두고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번 대규모 연구로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밝혀졌다”면서 “대장암, 대장 용종 등의 측면에서도 헬리코박터균의 표준치료법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의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Helicobacter)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