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똑똑한_직장생활 가이드 '플랜 Z'] <11> 벤자민 프랭클린 효과를 적극 활용하라

2030 여성을 위한 최명화 대표의 직장생활 가이드

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


직장에서 주변 사람들과 인간적 갈등을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딱히 주는 것도 없이 껄끄러운 동료, 내가 하는 일마다 은근히 부정적인 코멘트로 기분 상하게 하는 선배, 친한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 속을 알 수 없는 후배, 예전과 달리 멀게만 느껴지는 동기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업무 자체의 어려움보다 이런저런 인간적 갈등이 우리의 에너지를 더 많이 고갈시킨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배경이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그런 곳이 바로 직장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일할 것인지를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맞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 확률적으로 더 높은 곳이 바로 직장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 깨어있는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밀도 있게 지내야 한다. 싫어도 봐야 하고, 하루에도 여러 번 전화해야 하고, 아쉬운 이야기를 하면서 협조를 얻어야 한다. 밉다고 눈감고 없는 사람 취급할 수도 없고, 꼴 보기 싫다고 그 사람만 빼놓고 업무 회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직장에서 인간 관계가 힘든 것이고, 갈등을 겪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대통령 시절 한 정치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그 사람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에게 책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상원의원이었던 그는 벤자민의 부탁을 듣고 책을 빌려주었고, 그 일이 있은 후 상원의원의 마음이 크게 풀어지면서 둘의 관계가 개선됐다고 한다. 이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면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증폭되는 현상을 ‘벤자민 프랭클린 효과’라고 한다.

상대가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이러한 방법은 관계가 불편한 사람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을 때 도전해 볼 만하다. 대체로 상대의 성격이 강한 경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나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내 앞에서 상대의 모습을 ‘빛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은 자신이 누군가를 도왔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지며, 동시에 그 사람을 더욱 잘 돌보는 한편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려고 다가가면 오히려 더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 안 그래도 껄끄러운 상대인데, 도와주겠다고 덤비면 이상하게 느끼며 멀어질 수도 있다. 상대가 나를 도와주게 만듦으로써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더 나아가 나에게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게 만드는 것이 지혜로운 접근법이다.

상대가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나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내 앞에서 상대의 모습을 ‘빛나게’ 만드는 것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상대가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라. 나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줌으로써 내 앞에서 상대의 모습을 ‘빛나게’ 만드는 것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칭찬도 비슷한 맥락이다. 칭찬한다는 것은 진심으로 그 사람의 어떤 면을 인정한다는 의미이자, ‘나는 네가 이러이러하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너는 나에게 이런 모습만 보여야 해’라는 암묵적 기대이기도 하다. 내가 부하직원에게 ‘정말 신중하고 작은 일도 소홀하게 처리하지를 않네요’라고 칭찬한다면 그 직원은 계속해서 신중한 일 처리 솜씨를 보이려 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회의시간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는 칭찬을 받은 신입사원은 모든 회의에서 눈을 반짝이며 더욱더 적극적인 참여 모습을 띄게 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남을 칭찬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것, 내가 좀 더 편하게 살고자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상대에게 무언가를 부탁한다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 사람이 들어 줄 수 있는 도움을 요청함으로써, 상대는 자신이 이 관계에서 보다 주도적이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기분 좋게 호의를 베풀고, 으쓱하게 되면서, 즐거운 관계로 발전 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관련기사



주저하지 말고 부탁해 보자. 작은 부탁, 상대가 자신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부탁이면 더욱 좋다. 관계가 멀어진 동료에게 섣불리 다가가 도우려 하지 말고, 상대방이 나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상대를 빛나게 만들어 보자.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 myoungwha.choi00@gmail.com

최명화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최연소 여성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를 거쳐 현대자동차 최초의 여성 상무를 역임했다. 국내 대기업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활약한 마케팅계의 파워 우먼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최명화&파트너스의 대표로 있으면서 국내외 기업 마케팅 컨설팅 및 여성 마케팅 임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인 CMO(Chief Marketing Officer)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조직에서 스마트하게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현장 전략서 ’PLAN Z(21세기북스)‘를 펴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