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득은 늘어나는데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기업 투자가 국내보다 해외로 몰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소득이 국내 투자로 연결돼 고용이 늘어나면서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액은 전년(350억달러)보다 15%나 늘어난 402억3,000만달러에 달한 반면 국내 설비투자액은 180억8,000만달러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기업 투자가 해외로 몰리면 당연히 국내의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것이 비정규직이다. 가계소득이 늘어날 리가 만무하다.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각종 규제의 탓이 크다. 우리나라는 투자하려 해도 입지 규제로 기업들이 수도권 같은 경쟁력 있는 장소에 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다. 지금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기술 개발로 새 먹거리 창출에 심혈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드론과 자율주행차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막혀 있고 원격의료 서비스는 의료법이 가로막는 식이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업의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노동개혁을 통해 비정규직 해소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그런데도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말로만 성장을 외치고 있다. 연목구어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