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정종화 교수 "국내 초분자 젤 연구 입지 좁아...스펙트럼 넓혀야"

유망한 분야로만 쏠려

연구인력 10여명 그쳐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대학에서는 전자현미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화학이나 물리학뿐 아니라 생물학·의학·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실험 도구였지만 그랬다. 가격이 비쌌기 때문도 있지만 굳이 쓸 필요가 없다는 인식 탓도 있었다. 하지만 이웃 나라 일본은 이미 1950년대부터 전자현미경을 직접 생산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물질이나 화합물의 구성을 들여다볼 기초적인 장비가 없는 것을 이상하다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 기초적인 차이는 일본을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7명 배출한 국가로, 한국은 수상 경력이 전무한 나라로 만드는 원인이 됐다.


전자현미경 같은 간단한 도구에 대한 인식만이 문제는 아니다. 정종화 경상대 교수는 국내에서 초분자 젤 연구를 하는 10여명의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정 교수는 “극소수의 연구진만이 초분자 젤을 연구하고 있다”며 “유망한 분야에만 연구가 쏠리는 탓이 크다”고 꼬집었다. 실제 초분자 젤의 좋은 응용 분야인 배터리의 경우 기업들이 젤 전해질을 모르지 않을 거라는 것이 정 교수의 추측이다. 그는 “하지만 전도성이 가장 높은 것이 액체 배터리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기업들이 계속해서 액체 배터리만 생산한다고 본다”며 “외국에서도 젤 전해질 배터리 연구는 있지만 상용화는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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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초분자를 집중 연구하다 이번에 초분자 젤 제조법을 개발한 정 교수는 초분자를 자연현상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초분자는 198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스트라스버그대의 장마리 렌 교수가 1990년대 초에 개념을 정립한 새로운 분야”라며 “예를 들어 연꽃잎에 물이 떨어지면 매우 빠른 속도로 큰 방울로 맺히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연꽃잎 표면이 표면적이 작은 돌기 모양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이 돌기 모양은 분자 간 상호 작용에 의해서 초분자를 형성하는데 이처럼 자연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현상을 인공적으로 분자를 합성해 설명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고 초분자 연구에 투신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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