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내수·亞시장선 성장에 한계"…체외진단업체 "美서 기회잡자"

나노엔텍·아이센스·피씨엘 등

미국내 판매허가·특허권 확보

기술력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

0915A19 미국 시장 공략




국내 체외진단기기 업체들의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내수와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확보에 주력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에 ‘산업이 진정한 도약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기기로 미국 내 판매허가를 얻어내고 특허권을 확보하는 국내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현장 진단기기 전문업체 나노엔텍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타민D 현장 기기의 판매허가를 획득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현지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나노엔텍은 앞서 전립선·남성호르몬·갑상선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군에 대해서도 FDA 승인을 얻은 바 있다. 회사는 미국 대형 유통사인 헨리샤인·멕케슨과 손잡고 차근차근 시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진단시약 전문업체 엑세스바이오 역시 혈액 진단장치 등에 관한 미국 특허를 잇따라 취득하며 시장 진출 계획에 여념이 없다. 소규모지만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진단키트를 미국 비영리기관에 공급하기도 했다. 질병 진단 전문업체 피씨엘도 자사가 개발한 면역 다중진단키트의 유럽 체외진단 의료기기 최고 등급 확보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장 진단기기 전문업체 나노엔텍 연구원들이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할 비타민D 진단기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나노엔텍현장 진단기기 전문업체 나노엔텍 연구원들이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할 비타민D 진단기기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나노엔텍



아예 현지 기업 인수 통해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혈당측정기 전문업체 아이센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 혈액응고 진단 전문업체인 코아구센스의 지분 62%와 경영권을 약 12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병원용 현장 진단기기 전문기업 바디텍메드 역시 지난해 3월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진단키트 제조판매사 이뮤노스틱스를 약 170억원에서 인수했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올해 신제품 등 5종의 제품이 FDA 인·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 1월에도 간단한 손끝 채혈만으로도 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아피아스 TSH’의 FDA 인·허가 접수를 끝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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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국내·아시아 시장을 확보하는 기존 방법으로는 성장의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피 한 방울, 땀 한 방울로 암 등의 질환을 진단·예측한다는 체외진단 산업은 2017년 글로벌 기준 649억달러(약 74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등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1조원에 불과할 정도로 비중이 작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낮은 보험수가 등의 문제로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그동안 집중해왔던 동남아 국가 등에서는 가격 경쟁력으로 치고 들어오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다”며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가시화된 실적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밝은 전망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세계 체외진단 시장은 로슈나 에보트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 절반을 점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력만 볼 때 국내 기업들의 실력이 결코 처지지 않는다”며 “뛰어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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