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단독] 줄어드는 쌀 소비, 맛·용도 따라…쌀도 음료처럼 한 병씩 산다

롯데슈퍼 프리미엄 매장인 서울 송파구 문정점에 마련된 보틀 라이스 코너./사진제공=롯데슈퍼롯데슈퍼 프리미엄 매장인 서울 송파구 문정점에 마련된 보틀 라이스 코너./사진제공=롯데슈퍼







쌀도 생수처럼 페트병에 든 제품을 구입하는 시대가 열린다. 400g 용량에 불과한 미니 페트병에 쌀을 담은 ‘보틀 라이스(bottle rice)’가 국내 최초로 판매되는 것. 그동안 선물용으로 쌀을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패키지 포장한 상품들은 있었지만 평소 개별 구매자를 위한 미니 페트병 형태의 판매는 처음이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슈퍼는 미니 페트병에 프리미엄 쌀을 담은 ‘보틀 라이스’ 32개 품목을 서울 송파구 문정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롯데슈퍼의 프리미엄 매장인 문정점에서 소비자 반응을 살핀 후 오는 6월 460개의 롯데슈퍼 전 매장으로 보틀 라이스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보틀 라이스는 일본에서 2015년 처음 등장한 후 1년 만에 5만 개 이상 팔리며 화제를 낳은 아이템이다.


쌀 소비량 감소에 위기감을 느낀 일본 쌀 판매업체가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롯데슈퍼는 쌀소비 감소·1인 가구 증가 등의 상황이 비슷한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소량 쌀 상품을 국내 쌀 유통업자와의 협업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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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슈퍼 보틀 라이스 용량은 최소 370g에서 최대 900g으로, 가장 큰 제품이 1kg을 넘지 않는다. 1~2인 가구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양으로, 다양한 쌀과 잡곡을 섞어 먹는 건강식 수요를 겨냥했다. 또 휴대성을 강조해 캠핑 등을 즐기는 아웃 도어족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겉면에 각각의 생산지·품종·브랜드명을 크게 표시해 선호와 용도에 맞게 제품을 고를 수 있고, 페트병은 쌀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특수 소재로 만들었다. 쌀을 한쪽에서 쌓아놓고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보틀 라이스를 와인 잔처럼 벽면에 걸어서 진열한 것도 특징이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보틀 라이스 32개 품목은 다채로운 쌀과 잡곡 등으로 구성됐다. 일본에서 최초 개발한 품종으로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고시히까리’ ‘히토메보레’ 등을 비롯해 ‘추청’ ‘신동진’ ‘삼광’ ‘진상미’ ‘하이아미’ 등의 쌀을 선보였다. ‘클로렐라미·블루베리미·흥국산수유미·칼슘가바찹쌀’ 등의 잡곡도 선보였다. 각각의 상품 가격은 최저 3,100원에서 최고 9,200원 등이다.

보틀 라이스 론칭은 쌀 소비 감소 및 혼합식 선호의 영향이 크다. 20kg, 10kg 등 대용량 쌀 상품 소비 감소로 업체들이 2kg 상품 등을 선보였지만 이조차 판매가 수월하지 않자 아예 극소량 상품과 재미 요소로 소비자 눈을 사로잡으려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쌀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7.5% 감소했다. 이 가운데 20kg 쌀과 10kg 쌀의 판매도 각각 30.4%, 12.4%나 줄었고, 4kg 이하 소포장 쌀만 3.4% 신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의 쌀 판매도 최근 4년 새 매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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