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中 리스크+차익실현'...외국인 셀 코리아로 돌아서나

中 외환보유액 3조弗 붕괴에

원화 강세로 차익실현 나서

이틀간 4,000억 넘게 팔아

美 환율보고서 발표 앞두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 커져

국내증시 이탈 가속화 우려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이 이틀간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를 통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이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 소식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4월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49%(10.13포인트) 내린 2,065.08에 장을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 넘게 떨어지며 2,05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지수 하락을 이끈 주인공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1,599억원)에 이어 이틀간 4,000억원 넘게 팔아치운 셈이다. 최근 외국인의 잇따른 매도 공세로 이달 초 2,080선까지 치솟으며 박스권 상단을 향해 가던 코스피지수는 또 발목이 잡혔다.


이날 외국인의 거센 매도를 불러일으킨 것은 중국발 악재의 영향이 컸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전월(3조105억달러)보다 123억달러 감소한 2조9,98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2월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중국과의 통상마찰이 예상되는 가운데 터져 나온 중국발 악재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올해 초 1,20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다시 1,14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외국인의 환차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의 매수 규모를 늘렸지만 최근 원화 강세로 차익실현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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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올 들어 계속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도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외국인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장중 200만원을 돌파한 지난달 26일 이후 줄곧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300억원어치 넘게 내다 팔며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4,300억원이 넘는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장밋빛 실적 전망에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4개월 연속 삼성전자를 장기간 매수했던 외국인들로서는 차익실현의 시점이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4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5월까지 유럽의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남아 있어 당분간 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기업의 실적개선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시는 1·4분기 실적 시즌 이후 다시 상승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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