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은행권 수장 교체 들여다보니



[앵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까지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은행권 CEO 인선 작업이 속속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모두 이변 없이 행장 선임이 예상됐던 유력 후보가 그대로 은행장에 올랐는데요.

그래도 선임 과정에서는 자격 논란을 겪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자세한 얘기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Q. 가장 최근 얘기부터 해보죠. 신한은행이 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조용병 현 행장의 후임을 결정했죠?

[기자]

네, 신한은행은 오늘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어제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단독 추천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2년 임기의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습니다.

위 사장은 다음 달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행장 자리에 오르는데요.

애초 위 사장은 조용병 현 신한은행장과 차기 신한금융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해왔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차기 회장을 내정하는 마지막 최종면접에서 조 행장을 회장으로 밀어주며, 본인은 사퇴의사를 밝혔는데요.

이때부터 조 행장이 지주 회장을 맡고, 위 사장이 은행장을 맡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왔고, 속 사정이야 어떻게 됐든 결과적으로는 예상대로 된 셈입니다.

한편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로 또 한 번의 계열사 연쇄 수장교체가 불가피해졌는데요.

위 사장의 정식 임기는 올해 8월까지인데,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선장 교체가 다급해졌습니다.

차기 신한카드 사장 후보로는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나 김형진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Q. 네, 공식 발표 전부터 결과는 이미 확실시됐던 분위기라 위 사장의 은행장 행을 두고 무혈입성이라는 표현도 하는데, 선임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죠?

[기자]

네, 민간 은행의 행장 인선에서는 이례적으로 외부의 견제를 받았는데요.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는 이달 초 과거 신한 내분 사태와 관련한 재판 과정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로 위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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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이 자격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일부 신한은행 사외이사까지 은행장 자격에 대한 찬반토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신한금융은 준법감시인을 통해 이와 관련된 설명을 듣고, 논의한 결과 결격사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조직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을 가진 인재를 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최근 새 행장을 뽑은 은행들 모두 가장 유력했던 후보들이 이변 없이 행장에 올랐고, 회사 안팎에서 견제를 받기는 이번 신한은행장 선임과정과 비슷했습니다.

지난해 말 취임한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노조가 나서 인사청탁 의혹을 폭로했고,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줄곧 ‘서금회’ 출신 논란을 겪어왔습니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으로 이번 정부 금융권 낙하산 논란의 진원지로 꼽혀온 곳인데요.

저금리와 핀테크 등 은행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에 있다 보니,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경영능력을 이미 입증한 인물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Q. 인사 태풍이라고 할 정도로 지난해 연말부터 은행권 선장 교체가 줄을 잇고 있는데, 남은 일정들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40년 만에 첫 내부승진 행장이 나올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실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이라 정부를 외풍이라 표현할 순 없고, 정부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게 어찌 보면 오히려 당연한데요.

최근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가 아닌 내부출신 수장을 맞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겁니다.

특히 같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이번 김도진 행장까지 세 번 연속으로 내부 출신 행장이 배출된 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수은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내부에서 행장 한번 나왔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할 정도로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또 오는 4월에는 이원태 수협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데요.

수협은행도 지금까지 내부 승진으로 행장까지 오른 인물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내부에서 실적을 쌓아올린 인물들이 중용되는 은행권 분위기에 힘입어 차기에서 내부 출신 행장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은데요.

수협은행은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돼 독립 출범하면서, 부행장급 인사들을 대거 세대교체했습니다.

이 때문에 나이 등을 고려해 차기 행장 후보군에 현재 부행장들보다 과거 임원으로 재직했던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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