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해외여행 국내의 5배, 이래서야 내수활성화 되겠나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증가율이 국내여행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새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은 1,200만명에서 1,900만명으로 연평균 10.4% 늘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국내여행을 한 사람은 매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여행은 해마다 급증하는데 국내관광은 거의 정체 상태인 셈이다.


해외여행지에서 쓴 돈도 같은 기간 꾸준히 늘어 국내여행 지출액과 거의 비슷해졌다. 지난해는 이런 흐름이 더 심해졌다.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과 정국 혼란 등의 여파로 국내여행은 위축된 반면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2,238만명으로 사상 처음 2,000만명을 넘었다. 지난해 해외여행 지출액은 26조5,4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 규제와 함께 국내여행의 고비용 구조 탓이 크다.

관련기사



특히 고비용 여행 구조가 가장 큰 문제다. 한 여행사가 추산해보니 2인 비성수기 기준으로 제주도 2박3일과 베트남 3박4일 여행경비가 거의 비슷하다. 이처럼 국내외 관광 간 가격차이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의 만족도까지 높으니 같은 값이면 밖으로 나가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겠는가. 정부·지자체의 국내관광 활성화 대책도 휴가비 지원, 여행주간 지정 등 일시적인 지원책이 고작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국내 관광지를 찾는 내국인의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 관광산업은 내수진작에 기여도가 높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관광 소비 지출이 5% 늘면 내수 파급효과는 1조2,000억원, 10%면 2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제 국내관광 정책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변해야 한다. 고비용 구조 등은 그대로 둔 채 애국심에 호소하던 시대는 지났다. 관광산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