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D '구미 E5' 공장 가보니…'고부가 OLED 선점 특명' 막바지 변신 착착

LCD 생산라인에 1.5조 투자

POLED 생산기지로 탈바꿈

올 3분기부터 본격 양산 목표

애플·벤츠 등에 패널 공급 앞둬

그룹 신성장 동력 핵심기지로



“구미 시민이라면 애플이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죠. 지금 가시는 공장의 별명도 애플동이에요.”

지난 6일 오전 경북 구미시 LG디스플레이 공장으로 기자를 데려다 준 택시 기사의 설명이다. “구미 시민 상당수는 분기마다 LG전자뿐 아니라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확인할 정도로 LG디스플레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택시에서 내렸을 때 거대한 회색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애플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스마트폰 회사와 자동차 업체로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패널을 공급할 ‘E5’ 라인이다.

이날 찾은 E5 현장에서는 거대한 크레인으로 고가의 생산장비를 들여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2000년대 초 지어진 E5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6세대 P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POLED 생산장비는 대당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첨단제품”이라며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단단히 밀봉한 채 공장으로 반입한다”고 말했다.


사람의 옆얼굴을 닮은 금오산을 병풍처럼 두른 E5 라인에는 2015년 7월과 지난해 4월 각각 1조500억원, 4,5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됐다. 이 막대한 투자금은 공장 신축이 아닌 생산설비 전환에 오롯이 사용된다. 공장 가동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올 3·4분기부터 E5에서 중소형 POLED 패널을 본격 양산해 OLED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납품할 계획이다. 올가을 첫 번째 OLED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애플에 대한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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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선취점을 내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보다 앞서 중소형 OLED에 투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95%의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화웨이와 오포·비보 같은 중국 스마트폰 기업도 삼성 OLED 패널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아이폰용 패널도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공급이 유력시된다. 접거나 휘고, 말 수도 있는 OLED 디스플레이는 변형이 어려운 LCD를 대체해 향후 등장할 플렉시블(유연한) 스마트폰의 주력 패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패널 분야에서 쌓은 공정 역량을 토대로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단숨에 줄여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E5는 이런 목표를 위한 핵심 생산기지라 할 수 있다. 다행히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재팬디스플레이(JDI)·샤프 등 주요 경쟁사 가운데 LG디스플레이를 앞서는 기업도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양산목표 시점까지 고객사들과 다양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일단 양산이 결정되면 빠른 속도로 대량의 패널을 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E5의 생산능력이 월 7,500~8,000장 규모로 출발해 올해 말이면 1만6,000장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에 E5는 신사업인 차량용 OLED 패널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거점이기도 하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E5에서 차량용 OLED 패널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나 폭스바겐 같은 유럽의 고급 완성차가 주요 고객사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차량용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한 논의를 다각도로 진행 중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구미=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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