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반도체에 70억弗 투자"...인텔은 트럼프 압박에 몸 바짝 낮춰

"美 규제완화 정책 긍정적" 화답

7,000명 신규일자리 창출 기대

다른 IT업체들도 동참할지 촉각

세계 1위 반도체회사인 인텔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발해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IT 업체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요구에 화답한 것으로 다른 IT 업체도 동참할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 생산공장에 70억달러(약 8조16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인텔은 이번 투자로 직접고용 인력 3,000명을 포함해 총 7,0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이번 투자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 경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이 신규 투자할 ‘Fab 42’ 공장은 당초 지난 2011년 착공해 2년 내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회사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생산 분야가 PC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벽에 부딪히면서 2014년 공사가 중단됐다. 크르자니크 CEO는 “공장 투자계획은 몇 년 동안 미뤄온 과제였다”며 “현 정권이 추진하는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이 미국 제조업에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최근 급격한 실적둔화에 대응해 지난해 4월 전체 인력의 11%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의 해고 결정을 발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한편 올해 전체 투자규모를 120억달러로 늘려 차세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WSJ는 이번 결정이 이 같은 투자계획의 일환이라며 이 공장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개발 외에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드론에 사용될 제품이 생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인텔은 앞서 애플·페이스북 등 127곳의 미 기업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샌프란시스코 연방항소법원에 제출하는 등 다른 IT 기업들과 보조를 맞춰왔으나 이번 투자 결정으로 트럼프 정권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위대한 투자”라며 크르자니크 CEO에게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인텔의 투자 결정이 IT 업계와 화해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내심 바라는 모습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투자계획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과의 관계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변재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