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호가가 7,000만~8,000만원 뛰었어요. 어제 오전만 해도 전용 76㎡(34평형)가 14억2,000만원, 82㎡(36평형)가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서울시 발표 이후 오늘은 15억원, 1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어요. 지난 2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건축안이 보류되기 전 수준으로 단숨에 회복된 거죠.” (잠실주공5단지 잠실중앙상가 A공인 대표)
강남 부동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권 전매 및 청약자격 제한을 골자로 한 ‘11·3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침체에 빠진 후 석달여 만에 일부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찾아간 잠실5단지 앞 중앙상가에는 1층에만도 40여개의 부동산이 영업하고 있었다. 영하의 기온에 강한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 탓인지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장내에는 향후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잠실주공5단지는 이달 초 서울시에 잠실역 인근 일부 지역(전체 부지의 약 20%)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최고 50층까지 높이는 재건축안을 제출했지만 보류됐다. 이에 급매물이 쏟아지며 호가 역시 급락했지만 9일 서울시가 설명회에서 ‘공공성’이 확보되면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하루 사이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단지가 몰린 개포동·반포동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가격 거품이 빠졌다’ ‘바닥을 쳤다’는 수급 측면에서의 심리 변화가 작용하면서 개포4단지의 경우 전용 42㎡ 호가가 9억원대를 돌파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전체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시점에 11·3부동산대책이 발표돼 시장의 조정이 예상보다 폭이 크고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대도시, 특히 서울 강남의 경우 최근 20여년간 추이를 볼 때 출렁이는 진폭이 클 뿐 조정을 받아도 상승세를 계속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