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中 화해모드 가나]수그러든 兩岸이슈...통상·환율 접점 못찾아 "봄 이르다" 지적도

시진핑 "미중상호협력" 관계개선 의지

대만 '트럼프 뒤집기'에 당황속 대책 부심

북핵·외교·무역 등 난제 해결 첩첩산중

향후 대화서 첨예한 갈등 노출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얼어붙었던 미중 관계에 마침내 해빙 무드가 일기 시작했다. 양국 관계의 최대 복병이었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이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미중 관계는 대화의 단초를 마련하고 남중국해와 통상 이슈 등에서 접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환율 문제는 물론 북핵·외교·안보 이슈 등에서 중국을 여전히 최대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양국 간의 향후 대화에서 첨예한 갈등이 노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트럼프, “하나의 중국 존중”=당선 직후부터 중국이 핵심 이해로 간주하는 양안 문제를 건드리며 중국을 자극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3주 만에 처음 가진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하고 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화해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시 주석에게 설 축하 서한을 보내면서 트럼프의 중국 달래기 움직임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번 전화 통화에서 양안 이슈에 대해 공식적으로 중국의 손을 들어준 것은 눈에 띄는 변화로 읽을 수 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 후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고 언급해 트럼프의 양안 이슈 문제에 대한 시각 변화가 양국 관계 진전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뜻을 비쳤다.


대만은 중국 영토의 한 부분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시 주석은 물론 이전 중국 지도부가 대내외 정책의 핵심 이해로 간주하는 양보 불가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대만 이슈를 건드리자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외교·안보 협상에서 일전을 불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고조된 터였다. 하지만 이번 전화 통화를 통해 중국은 일단 양국 관계 회복의 최대 걸림돌 하나는 정리됐다고 보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반면 대만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대만과 미국과의 소통은 양호하다”고 밝혔으나 양안 관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막아낸 중국이 더욱 강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요구하고 나설 것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각됐던 미중 관계 봄기운 오려나=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한 후 시 주석이 보낸 축전에도 침묵으로 일관했으나 뒤늦게 이달 8일 새해 축하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까지 성사되면서 미중 관계에 불던 냉풍은 일단 잦아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10일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 무역 불균형 등 미중 간의 과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대중국 태도 변화 조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앞서 남중국해 중국 봉쇄론을 주장하며 대중국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문건에서 “남중국해에서 돌발 사고 발생 시 미국과 동맹 우호국에 위협이 될 경우 이를 저지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이번 전화 통화를 계기로 미중 관계 회복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미중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양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며 “양국 모두 상호 이익을 위해 충분히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대화를 통해 외교 안보 이슈와 통상 문제 등을 적극 해결하자는 뜻도 전했다. 실제 이번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서로에 대한 초청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 이후 미중 관계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지만 남중국해와 통상 문제 등 양국의 여러 난제를 해소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여러 국제 이슈에서 중국을 최대 걸림돌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양국 관계에 뚜렷한 봄기운이 돌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댜오다밍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양국 관계에 좋은 신호가 보이기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행동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