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기우였나 기회였나…말 많던 분양형 호텔 年 8% 안팎 수익 꾸준

공급과잉·수익률 과장 우려에도

3년간 年 7.7~9.1% 선전 이어가

전문가들 "중국 관광객 줄어들고

접근성·위탁업체 등 리스크 여전

계약 전 현장방문·수익률 따져야"

분양형 호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라마다동탄호텔’분양형 호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라마다동탄호텔’




부동산업계에서 공급 과잉과 과장된 수익률 등으로 평가절하되어온 분양형 호텔이 연 8% 안팎의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형 호텔은 말 그대로 개인 투자자가 호텔을 아파트·오피스텔처럼 분양받고, 운영을 위탁받은 전문업체가 호텔에서 낸 수익을 나눠 받는 투자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소액인 1억~2억원 정도를 투자하면 객실별로 구분등기가 할 수 있고 거래가 쉽다. 또 일부 호텔의 경우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임대수익확정 보장제’를 도입해 관심을 끌어왔다. 하지만 과거 2007년 개장한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이 인근에 우후죽순 경쟁업체가 들어서면서 결국 투자자들과 소송전으로 이어졌듯 과잉공급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12일 에프알인베스트먼트가 전국에서 분양된 138곳의 분양형 호텔 중 영업 중인 79개 호텔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말 기준 연 7.7%~9.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의 분양형 호텔은 3.3㎡당 평균 1,560만원에 분양돼 8.41%의 연간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3년 같은 기간(1,512만원·8.29%)과 비슷한 수준이다.계속된 호텔 공급에도 수익률에 큰 영향이 없었다는 얘기다.


특히 제주에서는 3.3㎡당 1,085만원의 평균분양가에 9.06%의 연간 수익률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9.16%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9%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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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제주에서만 9,000여실, 서울·인천에도 각각 3,000여실이 공급되면서 전문가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과잉공급 문제는 막상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호텔이 들어선 제주의 경우 2010년 이후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80% 내외의 객실 이용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주로 서울·제주에 집중됐던 분양형 호텔 오픈은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평택,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강릉, 그 외에 천안·나주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2008년 연간수익률 8.5%를 보장하며 영업을 시작한 경기도 수원 화성 ‘라마다동탄호텔’의 경우, 9%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2,000만원 가까운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인근 삼성전자 시설이 있어 유동인구를 독점하며 운영 수익은 물론 매매가까지 오른 사례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분양형 호텔에 대해서는 신중한 투자를 주문한다.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인 교통, 조망권, 접근성은 물론 위탁 운영업체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각종 관리와 관광객 유치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영세업체인 경우 결국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며 투자 수익률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드 배치 보복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도 우려되는 형편이다. 아울러 해당 지역 인근의 경쟁업체 현황이나 향후 설립계획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또 분양계약 시 제시되는 수익률에 대출이자와 소득세, 수수료 등 고정비용이 반영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임대수익 확정보장제를 내세워도 업체 운영이 어려워질 경우 받기 힘들고, 일정 기간 후에는 수익률 등락에 책임이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계약 전에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공항·도심과의 거리, 조망권, 경쟁업체 수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면적과 투자액에 임대료가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면 40㎡ 안팎의 1억대 투자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명 브랜드를 내건 호텔도 반드시 실제 운영업체를 살펴야 한다”며 “최근에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등 개발 호재가 많은 인천 영종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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