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오는 17일 여의도 재입성과 함께 금융권 핵심 화두 중 하나인 은퇴설계시장 선점을 위한 고삐를 바짝 당긴다. 강남으로 떠난 지 2년여 만에 여의도로 돌아오게 된 미래에셋생명은 복귀와 동시에 지난해 사들인 PCA생명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변액보험 부문 역량을 앞세워 은퇴설계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해 보험업계 판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통합 법인인 미래에셋대우의 을지로 센터원빌딩 이전으로 빈 공간이 된 옛 대우증권 빌딩에 미래에셋생명 입주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그간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따로 떨어져 있던 자산운용본부, 정보기술(IT) 관계부서 등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여의도 귀환과 함께 PCA생명을 새 식구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지난 1988년 대전생명으로 설립된 후 중앙생명(1993년 사명변경), SK생명(1997년 SK그룹 편입), 통합 SK생명(2000년 국민·한덕생명 합병), 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그룹 편입, 2005년) 등 네 차례에 걸쳐 굵직한 일을 겪은 후 10여년 만에 가장 큰 경영 여건 변화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PCA생명 조직을 그대로 흡수할 계획”이라며 “오는 3·4분기에는 합병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CA생명 합병으로 미래에셋생명은 총자산 33조원의 덩치로 커졌다. 삼성·한화·교보·농협 등 업계 5위로 단숨에 뛰어오르게 됐다. 게다가 PCA생명은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에서 미래에셋생명과 1위 경쟁을 벌여왔던 만큼 양사의 합병은 수익률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더구나 변액보험은 상품의 특성상 일반 보험상품에 비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인한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낮기 때문에 시장의 평가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퇴설계 시장 영업의 핵심 대상은 은행·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과 마찬가지로 중산층 이상 자산가다. 저금리 환경에서 길어지고 있는 노후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자산관리 관련 상품 판매와 컨설팅은 전 금융업계의 핵심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매주 2~3차례 정도 직접 영업 현장으로 나가 세일즈에 나서는 등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