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발언대]제조·유통 혁신으로 친환경 패션 산업 키우자

나진기 UPS코리아 사장





지난해 한국 패션업계는 61억달러(약 7조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패션업계가 오는 2020년까지 12.9%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승곡선은 동시에 엄청난 섬유폐기물이 쌓인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2014년만 해도 한국에서 나온 폐원단의 양이 9만8,000여톤에 달했다.


패션 분야는 디자인·생산·유통과정 전반에 걸쳐 원료와 연료자원을 많이 활용하는 업종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산업 수자원 오염의 20%가 직물 염색으로부터 발생한다. 특히 시시각각 변하는 디자인 트렌드와 가격 유지의 압박으로 기업들이 ‘패스트 패션’이라 부르는 일회성 의류제품을 만들어내면서 패션 분야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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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들은 환경오염과 자원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의류를 재사용하는 ‘업사이클링(up cycling)’이나 친환경 의류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소비자 주문이 들어왔을 때 제품 제작공정을 시작하는 메이드투오더(Made to order·MTO) 방식도 한 예다.

패션 분야의 한 축을 담당한 유통업계의 역할도 중요하다. UPS를 비롯해 세계 최대 유통기업들이 적용하는 방식 중 하나는 소비자 가까이에 재고를 둔 상점에서 주문 처리를 해 배송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또 물품 수령부터 배송 완료까지 전 과정을 운송기사 한 명이 담당하도록 하면 이동 횟수와 연료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시간에 덜 쫓기는 배송건은 트럭보다 에너지 효율이 네 배 좋은 철도를 이용하는 것도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최근 닐슨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전 세계 온라인 상거래 소비자의 55%가 사회·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의 요구는 분명하다. 패션업계에서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지키려면 기업들은 의류상품의 디자인·생산부터 소비·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돌이켜보고 그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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