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北 탄도미사일 왜 쐈나] 美에 무력시위·남남갈등 유도·내부결속 노린 '다목적 포석'

대북 강경책 트럼프에 "절대 안 밀린다" 메시지

무수단 미사일·ICBM 추가 시험발사 가능성 커

김관진-플린 긴급통화 "모든수단 동원 도발 억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6년 6월23일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북한명 화성-10호) 발사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7시55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비행 거리는 500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6년 6월23일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북한명 화성-10호) 발사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7시55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비행 거리는 500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12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와 한국을 겨냥함과 동시에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대북 강경 노선을 명확히 한 미국에 대응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갈등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남북관계도 대결의 벽을 쉽게 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에 대한 메시지이자 대남전술=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탄도탄 발사 의도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내부 결속용. 합참 관계자는 “김정일 생일(2월16일)을 앞둔 시점에서 후계자인 김정은의 리더십을 부각하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우선 12일이 2013년 2월 실시한 3차 핵실험 4주년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핵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새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간 보려는’ 의중도 담겼다.

세 번째는 대남 전술의 일환.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한국 내부의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갈등을 유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전략자산이 총출동할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 전에 먼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 추가 도발 막기 위해 군사·외교력 집중=이 같은 북한의 도발 소식이 전해지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화통화를 하고 이번 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청와대는 “통화에서 양측은 긴밀한 한미공조를 지속하며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모든 방안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 역시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으면 결코 생존하지 못하게 될 것임을 깨닫게 할 것”이라면서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등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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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조지프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및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연쇄적으로 통화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한미의 이같이 신속한 대응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군사적·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 핵·미사일 질주 멈추지 않을 듯=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한 질주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월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실험 준비가 마감단계에 들어섰다”며 미국을 자극하면서도 1월20일 출범할 트럼프 신행정부를 향해서는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대화를 요구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노선은 ‘선제타격론’이 거론될 정도로 강경한 것임이 드러났고 북한은 도발을 지속해 이에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안정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노동미사일을 먼저 발사해 위협 능력을 과시하고 이후 무수단 미사일 또는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에 따라 미일 간의 미사일방어체계(MD) 협력이 더욱 강화되는 한편 향후 미국이 한일 군사협력 강화를 요구하고 중국이 이에 반발함으로써 한중관계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권홍우 선임기자 맹준호기자 hongw@sedaily.com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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