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활주로 사실상 포화상태…김해공항, 지연공항

LCC 돈 되는 국제선 노선 앞다퉈 취항·증편

국제선 지연율 해마다 증가

"공급이 수요 보다 많은 노선

운항 편수 줄여 해소해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부산 김해공항의 국제선 중 돈 되는 노선으로 쏠리면서 활주로 포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LCC들이 대거 진입한 이후 항공기 이착륙 지연율도 급증해 이용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 등의 국제선 신·증설이 집중된 2014년과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 외국계 LCC 등 총 6개사가 본격적으로 진입한 2015년 이후 김해공항 국제선의 항공기 지연이 급증하고 있다.

김해공항 국제선의 지연율은 지난 2013년 2.1%에서 2014년 2.7%, 2015년 2.8%, 2016년 3.6%로 크게 높아졌다. 정비나 기상문제로 인한 지연보다는 활주로 혼잡에 따른 출발 지연이나 항공기 도착이 늦어져 출발이 지연되는 항공기 연결과정에서의 지연이 전체 지연 건수의 86%를 차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제선 슬롯(SLOT·활주로를 이용하는 항공기의 시간당 이착륙 횟수) 포화에 따른 것이다. 실제 2016년 동계시즌 기준으로 김해공항 슬롯 배정률은 90%에 달한다. 커퓨(운항제한시간)에 인접한 비선호 슬롯을 제외하면 모든 슬롯이 100%에 가깝다는 의미로 그야말로 활주로가 꽉 차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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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일부 인기 노선 신규취항과 증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3년간 매년 4~6개의 국제선이 신설되고 기존 운항노선 증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선 운항편은 지난 2014년 동계 10개국 33개 도시 주 752편에서 2016년에는 12개국 40개 도시 1,120편으로 대폭 늘어났다. LCC 운항 편수도 2016년 1~11월 2만3,891회로 2015년 1~11월 1만6,322회에서 7,569회(46.4%)나 껑충 뛰었다. 특히 부산~오사카 노선을 보면 지난 2014년 12월에는 3개 항공사에서 310편을 운항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LCC를 포함한 5개 항공사에서 653편을 운항해 두 배 넘게 늘어나기도 했다. 2015년과 2016년 LCC의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 취항 건수 25개 중 새로 개척한 노선은 10개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노선은 타 항공사가 개설한 노선을 뒤따라 취항한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동경 및 몽골 울란바토르(에어부산), 대만 타이페이(대한항공), 대양주 괌(진에어) 등 인기 있는 노선에 항공사의 노선 신·증편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LCC의 중복 취항은 김해공항의 여객 증가를 견인하는 장점도 있지만 인기 노선에 대한 저비용항공사들의 무차별적인 운항이 김해공항 포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나 한국공항공사 등에서는 대안으로 슬롯 확대를 내놓았지만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슬롯을 늘리면 특정 시간대에 많이 몰리는 이용객 편중을 다소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 활주로 사정상 필요한 수준의 슬롯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슬롯을 유지하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일부 노선의 운항편수를 줄여 남는 슬롯을 신규 단독노선 취항으로 유도해야 한다”며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노선의 슬롯을 활용해 부산에서 취항하지 않는 신규 노선을 취항할 수 있도록 하면 부산발 신규 노선 취항을 늘려 현재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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