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하이닉스, 도시바 반도체 지분 인수 물 건너가나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신설 법인 지분 인수전에 참여한 SK하이닉스(000660)가 가격 경쟁에서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바의 지분 분할 매각 방침에 이어 경쟁사의 입찰 금액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관측이다. ★본지 2월11일자 9면 참조

13일 로이터통신은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의 입찰가액이 최소 2조250억원(2,000억엔)에서 최대 4조500억원(4,000억엔)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시바의 예상 금액 3조370억원(3,000억엔)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실제 업계에서도 매각 예상 금액을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사이로 추정했고 SK하이닉스도 3조원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미 투자펀드 베인 캐피털, 대만계 홍하이정밀공업(팍스콘) 등이 참여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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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입찰 금액이 최고 4조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을 물 건너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원전사업 실패에 따라 7조원(6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얻은 만큼 가격을 월등히 높이 써냈다면 해당 기업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일본으로서는 한국이나 중국 반도체 기업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반도체 법인 지분을 복수의 기업에 분할 매각을 선호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지분 인수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도시바 반도체 법인 지분을 인수하면 SK하이닉스로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탈락하더라도 기업의 펀더멘털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희원·박성호기자 heewk@sedaily.com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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