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CES 2017'이 남긴 3가지 이슈

인공지능·자율주행 자동차·중국 기업<br>미래 전자·IT산업 가늠할 3대 트렌드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ES 2017 행사장 내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초대형 3D Wall’을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CES 2017 행사장 내 LG전자 부스에 마련된 ‘초대형 3D Wall’을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이 지난 1월 9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올해도 주요 글로벌 가전, IT, 자동차 업체들은 저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CES에 참가해 현장을 둘러본 대다수 기업 관계자들은 올해 CES 2017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자동차’ 그리고 ‘중국’을 꼽았다. 특히 새로운 기술 혁신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전 CES와는 달리 올해는 ‘혁신’보다 ‘생태계’라는 화두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였다. CES 2017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봤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비서 기기 ‘알렉사(Alexa)’.아마존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비서 기기 ‘알렉사(Alexa)’.


아마존 ‘알렉사’, 인공지능 관심 더욱 불붙여
올해 CES 2017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닌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미래 기술의 핵심 트렌드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구글 알파고 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국내에서도 다소 늦었지만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CES 2017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업계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기반 음성비서 ‘알렉사(Alexa)’가 CES의 숨은 주인공으로 각광받았다. 알렉사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비단 IT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아마존은 이번 CES를 통해 알렉사를 활용한 일종의 ‘알렉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알렉사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각종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코드 등을 ‘알렉사 스킬 키트’라는 이름으로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전,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제조사들은 제품 특성에 맞게 알렉사를 수정하고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 LG전자의 가정용 허브 로봇(Hub robot).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 LG전자의 가정용 허브 로봇(Hub robot).


이미 포드, 폭스바겐,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알렉사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거나 출시 예정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알렉사 생태계’의 힘을 눈여겨본 IT 기업들은 저마다 또 다른 자체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CES 이후 개최될 예정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가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자동차 부스를 방문한 두 명의 관람객이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현대자동차 부스를 방문한 두 명의 관람객이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
CES의 정식 명칭은 ‘소비자 가전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다. 전통적으로 CES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이 중심을 이뤄왔다. 물론 이전에도 자동차 기업들의 CES 참여는 있어 왔다. 하지만 올해처럼 CES의 중심에 선 경우는 흔치 않았다. CES 현장을 방문한 몇몇 관계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올해 CES는 마치 모터쇼를 연상시켰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올해 CES에는 도요타, 제네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포드,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전 세계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참여해 박람회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핵심 콘텐츠는 ‘자율주행차’다. 주요 업체들은 오는 2020년 무렵 ‘레벨4’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하에 다양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레벨4’는 운전자 조작 없이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일컫는다. 이미 출시된 차량 중에서 자동으로 차선이탈을 방지해주는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이나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환경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이 탑재된 일부 고급 차종은 ‘레벨3’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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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공개한 자율주행 자동차 콘셉트 모델. [우] 일본 IT업체 파나소닉이 공개한 자율주행차 시스템 체험 부스.[좌] 독일 자동차 브랜드 폭스바겐이 공개한 자율주행 자동차 콘셉트 모델. [우] 일본 IT업체 파나소닉이 공개한 자율주행차 시스템 체험 부스.


한편 자율주행차와 더불어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완벽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는 빠른 속도의 통신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인텔은 이번 CES에서 자율주행의 근간이 되는 5G용 모뎀칩과 무선주파수(RF)칩을 공개하고 2017년 하반기 중 출시를 선언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도 5G 시대를 준비하는 다양한 기술을 발표했다. 특히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중국은 14억의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중국은 14억의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


중국 기업, 전성시대를 예고하다
구글, 아마존, 인텔, 삼성전자, LG전자. 매년 CES의 흥행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이다. 물론 올해 CES에서도 위에 언급한 기업들은 남다른 기술력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기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과시하며 주목받은 기업들이 있다. 바로 중국 기업이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카피와 모방의 달인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좌] 이번 CES 2017에서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생활가전업체 ‘콩카(Konka)’가 선보인 OLED TV. [우] TV제품의 경우 화질 측면에서는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CNC 부스에 전시된 D-LED TV.[좌] 이번 CES 2017에서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생활가전업체 ‘콩카(Konka)’가 선보인 OLED TV. [우] TV제품의 경우 화질 측면에서는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CNC 부스에 전시된 D-LED TV.


몇몇 중국산 제품은 IT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이는 14억 명에 육박하는 중국 인구의 힘이라며 ‘평가절하’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 CES에서는 중국 기업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의 비아냥을 잠재우려는 듯 놀라운 기술 발전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 14억 인구의 방대한 내수 시장이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물론 여전히 글로벌 수준과의 격차는 존재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지금 같은 속도라면 머지않아 중국이 기존 플레이어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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