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애 있는 대리도 잘리는데 신규 채용은 딴나라 얘기

제조업 취업자 수 금융위기 이후 첫 2개월째 감소

구조조정 등에 지난달 1,100명↓

1415A30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감 수정1


한때 세계 4위 조선업체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꼈던 이모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낙향했다. 이씨는 “올여름까지 수주를 하지 못하면 추가로 구조조정을 한다는 소문이 사내에 파다하게 퍼져 있다”며 “나중에 희망퇴직을 신청해 목돈이라도 챙길까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새 직장을 구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애가 있는 대리도 구조조정으로 나가는 판에 무슨 더 할 말이 있겠냐”며 “사기업에서 구조조정을 경험하다 보니 다들 공사 직원, 공무원, 군무원 등이 되려고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취업자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줄었다.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과 더불어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7년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는 35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0명 줄어 두 달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특히 1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취업자는 35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명 감소했지만 지난달에는 1,100명으로 700명 더 늘어난 것이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와 구조조정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선박·철도·항공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선박 수주량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3만5,000명 줄어든 17만5,000명을 기록했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은 51만6,000명으로 11만5,000명이 줄었다. 식품·화학제품 제조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기는 했지만 증가 폭은 둔화됐다. 다만 식품제조업 취업자는 12만4,000명 증가했다. 1인 가구와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에 따른 간편식 생산 및 수출 증가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금융보험업’ 취업자는 45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7,000명 줄어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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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제조업의 위기는 실업자 증가, 내수 위축, 경기 불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력 산업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도 향후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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