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15일 회동에서 ‘분권형 개헌’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제3지대의 주요 인사들이 대선 판도를 바뀌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 나서면서 소멸 위기에 놓였던 ‘빅텐트론(論)’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김 전 대표와 정 전 의장,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정국에 따른 사회갈등과 불안정한 대선 정국에 대해 고민을 같이 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는 분권형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빅텐트 구성 방안과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는 “그 정도까지 안 했고 현재 상황에 대해 걱정을 같이하는 정도로만 이야기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이들 3인이 빅텐트 구성을 위한 연대 행보에 나설지 관심을 보여왔다. 이날 회동은 소문만 무성하던 세력 간 이합집산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실제로 3인은 김 전 대표가 오는 21일 독일 출장을 다녀온 후 다시 한 번 회동을 갖기로 했으며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합종연횡 구상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빅텐트는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이 개헌을 고리로 중도 진영에서 세(勢) 규합을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김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아우르며 비박·비문 연대에 나서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자취를 감춘 빅텐트론의 불씨가 확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대표가 함께 탈당할 인사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표가 당 잔류를 선택할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제3지대론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 국한되면서 ‘스몰텐트’ 구성 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나윤석·류호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