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선·해운업 위기에…무너지는 영남권 경제

울산 주요 경제지표 전국 꼴찌

부산 광공업 생산 6.1%나 줄어

작년 주민 3만9,700명 빠져나가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 한 해 부산과 울산 등 영남권 지역 경제가 크게 휘청거렸다. 생산과 소비·수출 등이 급감한 것을 비롯해 불황을 견디지 못한 지역 주민 수만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엑소더스(대탈출)’ 조짐도 보였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은 오는 2018년까지 예고된 상태라 이 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통계청의 ‘2016년 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대표적 조선업 도시인 울산은 지난해 생산과 소비·건설 등 주요 경제지표가 전국 최하위였다. 소비가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의 경우 전국적으로 4.1% 증가했는데 울산만 유일하게 0.6% 떨어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광공업·서비스업 생산도 각각 전년보다 -1.4%(전국 1.0%), 1.1%(〃 3.0%)에 그쳤다. 수출은 10.5%, 건설 수주는 53.9%나 떨어졌다.

부산은 선박과 철강 산업의 부진으로 광공업 생산이 6.1% 감소해 전국 꼴찌였다. 지난 2015년에 7.0% 증가했던 것을 고려하면 곤두박질친 셈이다. 수출과 건설 수주도 각각 -9.7%, -13.4%로 크게 위축됐다. 경북 지역 역시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 산업의 부진에 조선·해운업 불황이 더해지면서 수출이 11.4% 급감했고 생산·소비지수 모두 저조했다.


영남권 대표산업인 조선업은 ‘조선 빅3’만 2015년 8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까지 직영 인력 30% 감축이 예고되는 등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해운업 역시 한진해운의 파산이 확정되는 등 위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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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불황이 계속되면서 영남권 인구 유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산과 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을 통틀어 3만9,700명이 지역을 빠져나갔다. 이는 전년도의 2만2,100명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매년 2,000~3,000명씩 인구가 성장했던 울산은 2015년 처음으로 100명이 유출된 데 이어 지난해는 7,600명의 주민이 떠나갔다. 부산 역시 인구 유출이 2015년 1만3,600명에서 2만1,400명으로 급증했고 경북도 600명에서 3,200명으로 늘었다.

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실업·취업난과 내수 부진 등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영남권과 달리 충북 경제는 지난해 크게 약진했다. 충북 지역의 지난해 수출은 5.2% 늘어나 전국 -5.9%를 크게 웃돌았다. 4·4분기만 보면 17.3% 늘어나 전국 1위였다. 광공업 생산 역시 지난해 9.3%(전국 1.0%) 증가했다. 화장품이 주력 산업인 충북은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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