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오늘(16일) 브리핑에서 “집행정지가 각하 또는 기각될 경우 현행법상 청와대 압수수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특검은 그동안 박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 규명을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이 특검보는 앞선 브리핑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은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닌 수사상 필수 절차인 증거수집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 청와대가 스스로 내는 임의제출 방식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 혐의 입증을 위해 청와대와 관련된 증거 수집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특검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수사의 진전을 위해서도 민정수석실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검은 압수수색 성사를 위해 통상 7일 정도인 압수수색영장 유효기간을 이달 28일까지 이례적으로 길게 발부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 법원의 결정으로 압수수색 길이 막히면서 특검이 발부받은 청와대 압수수색영장은 사실상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됐다.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면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지만 이 사안은 기각이 아니라 각하돼 해당되지 않는다.
국가기관인 특검이 집행정지 신청을 낼 당사자로서 적격(적절한 자격)이 없다고 본 것.
특검의 요청이 각하되면서 현재 추진 중인 박 대통령 대면조사 관련 일정과 내용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면조사가 성사되더라도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물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대면조사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특검은 청와대가 스스로 요구 자료를 내는 임의제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 법원의 집행정지 기각 결정이 특검 수사의 본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애초 압수수색에서 기대할 게 많지 않았고, 특검도 압수수색 무산에 대비해 혐의를 입증할 대안을 마련해왔을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