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GB 고화질(HD) 영화를 내려 받는데 13.6초 vs. 11.0초?
이번 달과 다음 달 각각 공개 예정인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의 통신 속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스마트폰이 지원하는 주파수집성기술(CA)이 달라 이론상으로 속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8의 최대 통신속도가 G6보다 빠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실제로 이만큼 차이가 날지 관심이다.
15일 스마트폰 제조업계에 따르면 G6와 갤럭시S8의 이론상 최대 통신속도에는 약 200Mbps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초에 MP3 노래(4MB) 6곡을 더 받거나, HD영화(1.5GB) 한 편을 내려받는데 2.6초 정도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두 단말기의 통신속도 차이는 탑재된 칩셋 때문이다. G6는 3CA까지 가능한 퀄컴의 스냅드래곤 821 칩셋이 탑재된다. 반면 갤럭시S8은 4CA를 사용할 수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 칩셋과 5CA가 가능한 엑시노스8895 칩셋이 탑재된 2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CA는 각기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엮어 하나의 주파수처럼 활용하는 기술로, 5개 주파수를 사용하는 5CA는 이론상 최고 1.1Gbps, 3CA는 900Mbps의 속도가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는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에서 양산되는 첫 제품으로, LG전자는 전략적으로 현재 최신 버전인 821칩셋을 탑재하기로 했다”며 “삼성전자는 칩셋 수율이 안정화된 후에는 새로운 칩셋을 적용한 제품과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칩셋을 적용한 제품 두 종류로 출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국내 출시 제품에는 엑시노트 칩셋을 탑재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제품에 5CA 기술이 처음으로 탑재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6개 주파수를 묶는 6CA도 가능하지만, 아직 표준화가 안 됐다”며 “LTE는 최대 지원 가능 대역폭이 100MHz로, 1개 밴드에서 최대 20MHz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5CA 기술이 가장 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갤럭시S8은 이론적으로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의 종지부를 찍은 제품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한편 각 단말기가 이 정도의 이론상 최고속도를 내려면 1개 주파수 대역에 한정해 단말기와 기지국 안테나 수를 4개로 늘리는 ‘44 다중안테나입출력기술(44 MIMO)’이 필요하다. 이통사들이 최근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를 완료했고, 갤럭시S8과 LG G6는 44MIMO 기술을 지원하는 첫 단말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V20의 칩도 이 기술을 지원하지만, 통신사 네트워크가 준비가 안 돼 이 기능을 탑재하지 못했다.